'러 최후통첩'에도 "우크라군, 마리우폴에서 계속 저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53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도시 마리우폴에서 항복하라는 러시아 측의 최후통첩을 거부하고 계속 저항하고 있다.

데니스 스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러시아 측이 제안한 최후통첩 데드라인이 지났지만 우크라군이 항전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미할 총리는 "마리우폴은 아직 함락되지 않았다"면서 "그곳엔 여전히 우리 군과 병사가 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를 통한 전쟁 종식의 의사를 밝히면서도 "러시아에 항복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스미할 총리는 현재 러시아군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군대가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과 '일리치' 등 2곳의 제철소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사실상 러시아군은 일리치를 장악했으며 이제 아조우스탈에 화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는 약 2500명의 우크라이나군이 남아있다고 추산했다.

앞서 이날 러시아군 총참모부(합참)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의 재앙적 상황을 고려해 인도적 차원에서 17일 오전 6시(모스크바 시간)부터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부대와 외국 용병에 적대행위를 그만두고 무기를 내려놓을 것을 제안한다"며 항복을 요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4일과 지난달 20일에도 무기를 내려놓고 마리우폴을 떠나라고 최후통첩을 보낸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독립을 선포한 동부 돈바스 지역의 DPR 군대는 지난 3월 초부터 러시아군과 함께 마리우폴에 대한 포위 공격을 벌여왔다.

마리우폴은 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위치한 돈바스 지역과 2014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에 따라 마리우폴은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의 총공세를 받아왔다. 마리우폴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면 러시아군은 DPR 및 LPR 군대와 함께 본격적인 돈바스 지역 점령 작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