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석 가온조세정책 연구소장, 부동산과세 개편 제언
장특공제엔 "과다 혜택"…투자소득 매겨 과세, 투기땐 重課
"종부세와 재산세 독립적으로 두기보단 통합 바람직"
◆…안종석 가온조세정책연구소장은 부동산 양도소득세 개편과 관련해 "1세대 1주택 보유에 투기 목적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며 "1주택 비과세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사진 연합뉴스)
한 세대당 주택 하나를 가지고 있는 '1세대 1주택자'가 보유(또는 거주)하던 집을 팔았을 때 생긴 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데, 이러한 과세특례를 두고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채만 보유했더라도 투기 목적이 아니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학계를 중심으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세법의 기본 원칙에 따라 양도차익이 있다면 어느 정도 세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고가(高價)의 주택이 아니라고 수억원씩 차익을 내도 양도세를 내지 않는 건 조세형평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안종석 가온조세정책연구소장은 지난 16일 한국세무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부동산과세 정책 이슈와 개편방향'이란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현재 1세대가 1채 주택을 보유하고 해당 주택이 취득할 당시에 비조정대상지역에 소재했다면 2년 넘게만 보유(조정대상지역은 2년 이상 거주)해도 주택 양도차익에 대해선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양도가액이 12억원(2021년 12월 양도분부터)을 넘지 않았을 때다. 주택 취득가액이 5억원이고 양도가액이 13억원이라면,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은 차익인 8억원이 아닌 1억원에 세율을 적용해서 납부세액을 구하는 구조다.
안 소장은 현행 양도세를 언급하며 "1세대 1주택 보유에 투기 목적이 없다고 볼 수 없기에, 1세대 1주택 비과세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논문에는 개편 취지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없었지만, 조세부담의 공평성을 침해한다는 그간 학계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학계를 중심으로 1세대 1주택 비과세 제도가 조세회피(다운계약서 등으로 양도가액 조정)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며 소득공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2017년 8월 2일)에서 '거주'를 주택 처분 때 중요한 잣대로 삼은 이유도 투기수요를 차단하는데 있다.
특히 현재 3년 이상 보유한 부동산을 양도할 때 양도차익에서 일정 비율을 차감해주는 과세특례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두고 과다한 혜택으로 인식될 수 있단 목소리다. 안 소장은 "양도세는 투기소득과 투자소득을 구분해서 별도의 과세체계를 적용해야 한다"며 "장특공제는 투자소득에 대한 과세제도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소득을 구할 땐 이자율 등을 고려한 정상소득률과 보유기간을 따져 일정 세율을 곱한 금액을 과표로 삼고, 투자소득을 초과하는 양도차익인 '투기소득(양도차익-투자소득)'엔 높은 세율로 과세하도록 했다.
부동산 보유세는 재산세로 통합을 주장했다. 현행 종합부동산세는 물적 과세인 재산세와 다르게 '인적 합산' 과세로 부유세의 성격이 짙다. 그러나 부채에 대한 고려가 없고 금융재산 등을 포함하지 않다보니 부유세로서 역할을 하기엔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많다. 안 소장은 "'다주택 보유는 투기→중과세를 통해서 매각 유도'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면 종부세와 재산세를 독립적으로 두기보다는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부동산 보유세를 재산세로 통합했을 때 '세수 감소'는 풀어야 될 숙제다. 안 소장도 "1주택자 세부담 수준으로 유지하더라도 합산배제로 인한 세부담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종부세를 거둬 배분하는 부동산교부세가 지방정부의 중요한 재원인 만큼, 이 부분도 보완대책이 필요하다. 안 소장은 "세수입 감소분을 중앙과 지방이 분담하는 방향으로 지방교부세제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보유세 수입 감소에 대응한 증세방안(예 부가가치세, 소득세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안 소장은 '상속·증여세에 재산의 무상이전에 대한 세금과 양도소득에 대한 세금이 혼합되어 있다'며 취득세에서 무상취득과 유상취득에 대한 세율을 일치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