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급결제사업자 되면 은행 계좌 없이 지급서비스 가능
2006년 제정된 전자금융거래법, 2020년 개정안 계류 중
빅테크 비금융정보 활용해 마이데이터 고도화
본업 경쟁력 약화에 수수료 산정체계 대안 촉구
◆…카드 결제하는 모습
카드업계가 은행·증권사처럼 입·출금 계좌를 만들 수 있게 해달라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다음달 출범할 새 정부에서 ‘16년 묵은’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을 개정해 카드사가 ‘종합지급결제사업자(종지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종합지급결제업(종지업) 허용 ▲빅테크와의 공정경쟁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 등을 담은 정책 개선 건의사항을 이번주 내로 인수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가장 큰 화두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한 종합지급결제업 허용이다.
카드사에 종지업이 허용되면 은행·증권사처럼 수시입출식 계좌를 발급해 모든 지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은행 계좌 등록 없이 카드사 앱만으로 급여 이체, 카드대금·보험료·공과금 납부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 금융위원회 제공
종합지급결제사업자(종지사) 라이선스만 있으면 자금이체업, 대금결제업, 결제대행업 등 모든 전자금융업의 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카드사가 그동안 추진해온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향후 도입될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전달업) 모두 궁극적으로 종지업을 향한 발걸음인 셈이다.
카드사가 종지사 인가를 받으려면 전금법 개정이 필요하다. 카드업계는 신용카드와 송금·결제 기능을 결합해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자금융업자뿐만 아니라 카드사에도 종지업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전금법은 2006년 제정된 이래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전면적인 개정안이 2020년 11월에 발의됐으나 현재까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전금법 개정안은 지급서비스를 빅테크와 카드사에 개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하나의 앱에서 지급서비스뿐 아니라 금융서비스 전반과 전자상거래 업무까지 모두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자들이 은행, 보험, 금융투자 부문까지 진출해 금융업권을 넘나드는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드사-빅테크 공정경쟁...수수료 산정체계 개편 요구
카드사들은 소액후불결제, 선구매 후결제(BNPL) 등 빅테크 사업자의 신용결제에도 신용카드사와 균형을 맞춰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적용하고, 마이데이터의 정보공유 범위를 빅테크의 비금융정보로 확대해달라고 요구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후불결제 한도가 지금은 30만원이지만 향후 높아지면 빅테크에 종속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와 관련해서는 “현재 카드사는 간편결제를 통한 결제금액밖에 알 수 없는 구조”라며 “고객, 가맹점 정보 등 빅테크의 비금융정보를 받으면 타겟 마케팅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현행 카드수수료 체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2007년 4.5%에서 올해까지 총 14차례 인하됐다.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에는 0.5~1.5%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적격비용을 3년마다 재산정하는 구조는 향후 금리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할 것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현재 금융위원회 주관 제도개선TF에서 협회, 카드사, 노조 등이 함께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