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합참의장, "국제안보질서 위태롭다...러 핵위협 주시"

美 국방장관, "러, 한 남자의 야망 이루려 전쟁 시작"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안보 질서가 중대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밀리 의장은 26일(현지시간) CN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가 없이’ 빠져나간다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정립된 국제 안보 질서가 무너지고 세계는 불안정한 시대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1945년 이후 78년간 지속된 국제 안보 질서는 강대국이 약소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며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강대국 러시아의 약소국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런 관점에서 정당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라브로프 장관은 오스틴 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전격 방문하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3차 세계대전과 핵전쟁 위험이 실재한다"는 등 위협성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밀리 의장은 "고위 지도자가 핵무기를 과시할 때마다 모두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은 러시아의 핵 위협을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독일 람슈타인 공군 기지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국방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엄포는 매우 위험하고 도움이 안 된다"며 "핵전쟁에서 승자는 없다. 누구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이어 "아무도 푸틴의 가짜 주장에 속지 않는다"라며 "러시아는 한 남자의 야망을 채우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에는 정당한 명분이 없으며 국제 질서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오스틴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미국의 목표를 '러시아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서방국가들의 위협으로 러시아의 안보보장이 필요하다'는 우크라 침공 명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