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주택 '외국 투자회사'에 월세, 이해충돌 지적… "부동산 중개업자 통해 들어와", "세금 다 냈다" 동문서답
전관예우, 회전문 인사 지적… "김앤장에서 해외 투자 유치, 공공외교와 다르지 않다"
론스타 소송에서 한국 정부에 불리한 진술… "기자들과 등산하면서 한 사담(일반론)을 론스타가 인용한 것"
정호영 복지부장관 후보자… 딸 서울대 재학 시 소득 6~8분위 대상 학생 장학금 수령 논란
이상민 행안부장관 후보자… 주정차 위반, 자동차세 미납 등 총 11차례 차량 압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일 국회에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한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남인순 의원 페이스북)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2일 시작되면서 김앤장과 공직을 오고간 회전문 인사 논란과 전관예우 문제, 한 총리 후보자의 개인 주택을 외국 투자회사가 고액의 월세를 내고 산 것에 대한 이해충돌 문제 등 논란이 제기됐다.
국회는 3일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이어간다.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과정에서 나온 여러가지 논란에 대해 신장식, 양지열 변호사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AT&T, 엑슨모빌 한국지사 등 외국 회사가 한덕수 후보자의 개인 주택을 6억 정도 되는 돈을 내고 월세로 산 것에 대해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한 총리 후보자가 오로지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그 사람들(외국계 회사)이 비싸게 주고 들어오겠다고 했기 때문에 이해충돌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하필이면 그 시점에 AT&T의 자회사가 100억 원대의 계약을 따내는 일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어준 진행자는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세를 내주고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쳐도 그 다음에 월세가 들어오고 통장에 찍히는 것을 보면 누구인지 알지 않겠느냐며 그럴 경우 나중에라도 이해충돌이 발생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양 변호사는 "거기에 대한 (한 후보자의) 답변이 다 맞다고 하더라도, 이해충돌 부분을 지적하니까 난 세금을 다 냈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진행자인 김어준 씨 역시 "이해충돌 얘기를 하는 데 세금 안 냈다는 말이 아니지 않느냐"며 "애초에 그 기업들이 왜 하필이면 한 총리가 소유한 주택에 들어가서 10년 동안 그렇게 고액의 월세를 내고 살았느냐? 이해충돌 소지가 있지 않느냐? 이렇게 묻는데, 세금 다 냈다고 답하고 있다"고 동문서답이라고 비판했다.
신장식 변호사는 한 후보자는 스스로 회피하는 법이 없다며 이번 총리 제안에 대해서도 사실은 스스로 회피했어야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2일 청문회에서 한 총리 후보자는 김앤장에서의 외국 투자 유치 행위에 대해 공공외교적 성격이 있다고 답해 논란을 야기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한 후보자에게 '사적 이익뿐 아니라 공적 이익을 고려해 (김앤장에) 간 것이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제가 김앤장에 간 이유는 (재직 당시)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우리 경제를 설명하고, 공공 외교를 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저 자신이 특정 케이스에 관여한 것이 없고 단 한건도 제 후배인 공무원에게 전화하거나 부탁한 경우가 없다"고 답했다.
민주당의 김의겸 의원은 이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한덕수 총리 후보자로부터 전화가 5, 6번 왔고, 전화를 받지 않자 '전화를 받아달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가 10통이나 왔다"며 "일면식도 없는 자신과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통화를 시도한 것으로 미뤄, 김앤장 고문으로 근무할 당시 후배 공무원들에게 단 한 건도 전화하거나 부탁을 한 바 없다는 한 후보자의 해명을 믿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민주당의 남인순 의원은 한 후보자가 김앤장에서의 외국 투자 유치 등을 '공공외교'라고 답변한 점에 대해 한 후보자에게 명백한 잘못이라며 수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론스타 소송에 대한 점도 쟁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한 후보자가 2014년 정부와 론스타 간 국제투자분쟁 소송(ISDS)에서 '한국이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은 있지만, 이는 론스타와 전혀 관련이 없는 시각에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신장식 변호사는 "론스타 해명 부분도 이상하다"며 "한 후보자가 서면에서 한국이 외국 자본에 대해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라고 한 답변에 대해서도 내가 무슨 얘기했는지 모른다고 묵묵부답하다가 갑자기 잘 생각해보니까 기자들이랑 등산하면서 사적으로 한 얘기라고 해명했다"며 "그렇다면 론스타가 어떻게 알고 서면에 쓰겠느냐"고 반문했다.
신 변호사는 이어 "그렇게 억울하시면 서면을 내라고 하니, 그건 없다고 한다"며 "선택적으로 망각하고, 선택적으로 분실하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남인순 의원은 2일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에게 김앤장의 고문으로서 급여와 상여금을 원천징수하고, 사무실과 차량을 제공받은 것은 '피용자'에 해당하며, 김앤장의 '피용자'로서 에스오일의 사외이사를 맡은 것은 상법상 사외이사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 후보자가 변호사 자격이 없음에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국제 통상환경, 주요국 통상정책 연구 분석 및 관련 변호사 자문', '주요국 경제변화에 따른 국내 경제정책 방향 분석 및 자문' 등 업무를 수행한 것이 변호사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추궁했다.
남인순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정과 상식, 국민 눈높이에서 각종 의혹을 규명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을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정호영 복지부장관 후보자의 경우 딸이 서울대 재학 시절 가계가 곤란한 학생들이 받는 '형편 우선 장학금'을 받은 것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형편 우선 장학금의 경우 소득 6~8분위를 우선 추천하는데, 정 후보자의 경우 임대수익만 한 달에 2300만원씩 벌어들였고, 연봉도 1억6천 가량이라서 이에 해당하지 않지만 현재 서류가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고 신 변호사는 지적했다.
또 이상민 행안부장관 후보자의 경우 판사 출신임에도 주정차 위반, 전용차로 위반, 자동차세 미납 2번 등 총 11차례 차량이 압류가 됐다며 특이한 경우라고 꼬집었다.
신 변호사는 이번 내각과 청와대 특징 중 하나가 친일 성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한덕수 후보자의 경우 무역협회장 시절 일왕 생일 기념식에 참석했으며, 이상민 행안부장관 후보자의 경우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특별법'에 대한 위헌심판 제청 사건의 1, 2심에서 제청자들의 법률대리인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일본 왕의 생일파티에 참석했는데, 초대받지 않고 어떻게 갔느냐는 질문에 "취재차 갔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이틀째가 진행되는 오늘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