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7천억원 론스타 소송 과정, 증인으로 서면답변서 제출
"한국사회 외국자본에 반감 강하고, 지나치게 국수주의적"… 대한민국에 불리한 증언 의혹
신장식, "국민에 대한 배임… 론스타 측 대변하기 위한 의도적 발언 의심"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 인사청문위원회에 출석해 모두발언에 앞서 선서하고 있다. (YTN 방송화면 캡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과거 론스타와 우리 정부 간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S)' 과정에서 론스타 측에 유리한 진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게 사실이라면 '국민에 대한 배임' 행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장식, 양지열 변호사는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한 총리 후보자가 (우리 정부와) 론스타 간 소송 과정에서 서면답변서를 제출했는데, 그 내용에 한국사회의 외국 자본에 대한 반감이 너무 강하고, 한국 국회와 국민, 언론 모두가 외국 자본에 대해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라서 문제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대한민국에 불리한 증언을 해 준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소유하고 있다가 매각을 하려고 했는데, 당시 외환카드 주가조작 문제가 걸려있어서, 외환은행 매각을 막고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법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잘잘못을 따져봐야 하는 상황에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매각하고 나가버리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손해배상액이 무려 5조 7천억원 상당이었는데, (한 총리 후보자가) 그 소송에 대해서 지난 2014년도에 대한민국에 불리한 식으로 증언을 해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이게 사실이라면 국민에 대한 배임이라는 게 신 변호사의 주장이다.
신 변호사는 "이렇게 진술해야 자기들이 개인적으로 공무원으로서 처신이나 책임을 면할 수 있기 때문에 론스타측에 실제로 그랬는지 아닌지를 떠나서 개인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론스타가 듣기 좋은 얘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마침 김앤장이 론스타를 소송 대리하고 있었다는 점들까지 합쳐서 보면, 단순히 자기를 방어하기 위한 게 아니라 론스타 측을 대변하기 위한 의도적 발언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론스타도, 김앤장도 김앤장이지만 하필이면 외환은행을 매각하려다가 실패했던 시기에 (한 총리 후보자가) 첫 국무총리였다"며 "당시 국무총리였던 사람이 나와서 '사실은 우리나라가 잘못했다'는 발언(서면답변)을 한다는 것은 이게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국무총리 인사청문특별위원인 이해식 의원은 지난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덕수 후보자는 2014년 3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출한 대한민국 정부·론스타 간 소송의 증인 서면답변서에 '한국 사회는 외국 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가 너무 강하다', '대한민국 국회와 국민, 언론 매체들이 모두 외국 자본에 대해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이라 문제'라고 진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한 총리 후보자의 발언 내용을 우리나라 정부 답변서에 반박하기 위해 론스타 측이 지난 2014년 10월 제출한 '청구인 재답면 서면'에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론스타와 우리 정부 간 소송은 올해 안에 최종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소송에서 우리 정부가 패소할 경우 46억7950만 달러(약 5조7500억원)를 국민 세금으로 손해배상 해야 한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신 변호사는 "당시 총리가 론스타 입장에서 진술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 만약 그게 아니라면 그 얘기를 본인이 (인사청문회에서) 입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리가 됐을 때는 총리로서 직위와 권한을 다 활용하고, 나중에 김앤장 고문을 하면서 론스타 측을 대리하면서 이런 진술(론스타에 유리한 진술)을 하고 다시 총리가 되고 싶다(?)"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민간으로 넘어가서도 전직 총리가 이렇게 발언하면 안 된다"고 꼬집으며 "본인 스스로 총리직을 고사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지난 5년 동안 신용카드와 기부금 내역 등이 0원으로 나와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김앤장 법인카드로 생활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양 변호사는 "2017년부터 김앤장에 재직하면서 김앤장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면 이것을 청문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본인은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기부금을 냈으나 소득공제는 신청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을 하고 있는데, 그러면 개인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한 총리 후보자의 배우자가 지난 2010년 풀브라이트 장학생이 아님에도 풀브라이트 장학회에서 미술동문전을 열었다며 당시 한 총리 후보자는 주미대사였고, 이 전시회를 모두 주미 대사관 후원으로 했는데, 남편이 후원하는 행사에 배우자가 특별게스트로 참가한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시회가 뉴욕, 워싱턴, 서울에서 차례로 열렸는데 워싱턴에서는 아예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전시회가 열렸고, 효성그룹에서 100호짜리 그림을 1600만원에, 부영주택에서 그림 3점을 2300만원에 사갔는데 당시 한 후보자의 이력을 감안해보면 사실상 포괄적 뇌물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신 변호사는 주장했다.
한 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시작됐으며, 한 총리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