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4월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은이 3일 공개한 ‘2022년 7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의하면 의장직무대행직 수행으로 인해 별도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주상영 금통위원을 제외한 금통위원 5명이 추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말했다.
금통위원들은 국내 경제성장은 소비개선, 양호한 수출 호조세를 바탕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물가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어 통화정책 완화정도 축소 기조를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A 금통위원은 “물가의 상방압력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서고 근원물가 상승률도 3%에 근접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3%에 가까워졌는데,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간의 상호작용으로 이어지는 2차 효과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글로벌 고인플레이션의 기저에는 공급측 요인뿐 아니라 그간의 확장적 정책 운용으로 수요압력이 작용하고 있어, 이러한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고인플레이션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준금리 추가 조정 시기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영향 등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양상을 살피면서 판단해 나가되, 상황에 큰 변화가 없다면 물가 기대심리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완화 정도 축소를 선제적으로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B 위원은 “최근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공급충격에 기인한 바 크지만, 과거와 달리 국내외 수요 회복세 등으로 성장과 물가 간 상충관계가 큰 상황”이라며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성장둔화라는 비용보다는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편익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실질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중립금리와의 괴리폭이 커진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통화정책은 완화기조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향후 추가 금리인상의 시점과 속도는 경제 및 금융 상황의 전개양상을 보아가며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특히 물가경로는 단기적 불확실성이 클 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도 글로벌 공급망 위축 등에 따른 상방압력과 부채증가, 기술혁신 등에 따른 하방압력이 공존하고 있어 추후 전개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C 위원은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는 물가흐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져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며 “경기적,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다른 품목에 대한 2차 효과 등이 본격화되고 있고 고용여건 개선으로 일부 산업에서 임금 상승세가 가속화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을 통한 임금-물가 간 전가효과가 이미 시작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성장 흐름이 기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적인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기대인플레이션을 안정화하고 금융불균형 누증위험을 제한하는 것이 중장기적 시계에서의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선택”이라고 부연했다.
D 위원은 “근원, 비근원 물가 항목 모두에서 2%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는 품목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요인들을 고려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4%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금년 중 상승률도 2월 전망치 3.1%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러한 확산세와 더불어 물가상승이 임금상승으로 이어지는 2차 효과 가능성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의 상승은 경기회복 모멘텀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지만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이 부정적 물가충격 대응에 필수적이며 통화정책 당국은 이에 대해 분명한 신호를 주어야 한다. 이번에 인상을 하더라도 기준금리 수준은 실물경제 상황 대비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의견을 냈다.
E 위원은 “그동안 확산되어 온 기조적 물가상승압력이 단순히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 최근 일반인 기대인플레션율도 높아지고 있으며, 이것이 향후 우리 경제 진로와 통화정책의 선택가능 영역에 추가적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기대인플레이션율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통화정책방향은 대내외 경기 및 물가 여건의 변화, 그리고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안착 여부,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적 조정을 적절한 속도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