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회전문 인사 끝판왕’ 부적격 판정...윤 당선인 ‘총리없이 가겠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공식화했다. 윤석열 당선인 측은 정권을 발목잡기 위해 부결시킨다면 “총리 없이 가겠다"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인사청문회특위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인청특위 위원들은 한 후보자가 총리로서 '부적격'”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후보자가 공직, 김앤장, 총리, 김앤장을 거쳐 다시 국무총리로 재취업하려는 회전문 인사의 끝판왕"이라고 말하며 "한 후보자의 총리 임명은 공직사회 기강을 확립하기 위해 점점 엄격한 기준을 세워나가고 있는데 큰 장애가 되리라 판단했다"며 부적격 이유를 전했다.

강 의원은 "조만간 의원총회를 소집해 의원 전체의 뜻을 모을 것"이라면서 "딜을 위해 부적격을 적격으로 만든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당 내에서 한덕수 후보자를 두고 부적격하다는 의견을 주고 계신데 이를 덮고 정치적 거래를 한다는 건 특위위원들에게도 불쾌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반대로 한 후보자가 국회 인준 표결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할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여야가 함께 결정하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실제로 부적격으로 채택될지는 확실치 않다.

윤 당선인 측은 협치를 위한 카드를 민주당이 ‘발목잡기’ 용도로 악용하고 있다며 ‘원칙’으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자 부적격 판정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연계시켜서 다른 장관을 낙마시키기 위해 한 총리 후보자의 발목을 잡고있는 모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인수위 관계자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전날 당선인 비서실 주요 참모들의 만찬 자리에 참석해
“한 후보자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중용했던 사람이고 산업, 통상, 외교를 아우를 수 있는 전문성을 확보한 인사”라며 “새로운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 대상인 '윤석열 내각' 장관 후보자들 가운데 5명을 '부적격' 인사로 사실상 판정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 중간보고회에서 "청문회 진행 기간 하나같이 특권과 비리, 불법 의혹이 쏟아졌다"며 "자료 제출 거부는 기본이고 위장전입, 병역 비리 같은 청문회 단골 메뉴가 빠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청문회를 앞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청문회를 마친 정호영(보건복지부)·원희룡(국토교통부)·이상민(행정안전부)·박보균(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거론하며 "특히 이들 5명은 국민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민주당이 윤 당선인의 최측근 한동훈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결정적 흠이 없는 한덕수 후보자 인준 동의를 지연시킨다는 '연계론'이 제기되자 박홍근 원내대표는 선을 그었다.

박 원내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한덕수, 한동훈을) 연계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한덕수 후보자 자체에 대해 국민 과반이 부적합하다고 판정을 내리지 않았느냐"고 해명했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오는 9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