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8.1%로 둔화할 듯...코스피 2800 회복 전망도
근원 CPI는 전월 수준...임대료·임금상승률 영향
◆…미국 워싱턴DC의 주유소. 연합뉴스 제공.
지난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이 자이언트 스텝(75bp 금리인상)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했다. 오는 11일 발표될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세로 돌아서며 6월 FOMC의 향방을 바꿀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CPI가 3월을 정점으로 4월부터 둔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월보다 국제유가와 중고차 가격이 하락했고 기저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CPI 전년 대비 상승률이 3월 +8.5%에서 4월 +8.1%로 둔화세로 전환될지 주목된다. 전월 대비로는 1.2%→0.2%로 하락이 예상된다.
다만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5%에서 +6.0%로 3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된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는 0.4% 올라 3월(0.3%)보다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임대료에 선행하는 매매가 상승률이 아직 고점을 통과하지 못했고 임대료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높은 임금 상승률도 근원 CPI 상승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4월·5월 CPI 결과에 따라 6월 FOMC를 비롯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CPI 둔화가 가시화될 경우 물가 정점통과 시그널을 확인하면서 본격적인 통화정책 완화, 경기불안심리 진정국면으로 진입할 전망”이라며 “이 경우 코스피는 2800선 회복시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기에 연준이 현행 금리인상 경로를 변경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실제로 긴축 강도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다는 뚜렷한 신호가 필요한데 4월 지표에서 유의미한 물가상승 둔화를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주식시장은 2~3개월간 물가 하향안정을 확인하며 단계적으로 상단을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당분간 9월 금리인상 폭을 가늠하기 위한 현실 확인 기간을 거칠 전망”이라며 “특히 2~3개월간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 및 고용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3월 물가 정점이 확인되고 고용회복 가속화로 임금압력이 둔화한다면 9월 25bp(1bp=0.01%) 인상과 경기 연착륙 기대가 높아지는 반면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한다면 75bp 인상 확률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CPI·PPI 발표...원자재 가격통제, 코로나 여파 등 영향
11일에는 중국 4월 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당국의 원자재 가격 통제로 PPI 전년 대비 상승률이 작년 10월 13.5%까지 올랐다가 올해 3월 8.3%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CPI는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병목 현상, 코로나19 확산 등 여파로 전년 대비 1.5%로 반등 전환한 이후 이번에도 추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국 4월 PPI는 12일에 발표된다. 3월 PPI는 전년 대비 +11.2%로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번에도 추가 상승할지 관심이 쏠린다.
13일에는 미국 5월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 발표가 예정돼있다. 1월 67.2에서 3월 59.4로 급락한 이후 4월 65.2로 반등했으나 이번에는 64 내외로 소폭 하락이 예상된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월 CPI가 정점을 통과할 거란 기대가 반영된다면 1년 기대인플레이션(5.4%) 하락과 소비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진욱 연구원은 “지정학 리스크 확대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금융시장 불안으로 소비심리는 당분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노동시장과 임금상승률이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단기적인 소비심리 부진이 실제 소비둔화를 유발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