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 자신이 일으킨 전쟁서 출구 못 찾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스로 일으킨 전쟁에서 빠져나올 길을 찾지 못해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날 러시아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러시아 '전승절')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교착상태에 빠진 전쟁이 더 어렵게 흘러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DC 교외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매우, 매우 계산적인 사람임에도 지금 당장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벗어날 출구전략은 찾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을 분열시킬 것으로 오판했다고 평가했다.

푸틴의 계산과 달리 러시아의 침공 후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편에 서서 더욱 단결했고, 우크라이나군은 서방의 지원으로 모든 종류의 무기를 갖추며 사기가 높아졌다. 군사적 중립국이었던 핀란드, 스웨덴마저 나토 가입을 서둘렀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진행된 유럽의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최종 EU 가입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크라를 포함한 새로운 유럽공동체를 창설하자고 제안한 이후 나왔다.

미국은 또 푸틴 대통령의 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러시아 ‘전승절’) 연설에 대해서는 진실을 호도하는 ‘역사 수정주의’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승전 연설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서방의) 군사 인프라가 전개되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의 최신 무기들이 정기적으로 공급되는 것을 목격함에 따라 (서방의) 공세에 대한 선제 대응을 했다”며 서방에 책임을 돌렸다.

이에 대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그의 연설은 허위 정보의 형태를 취한 역사 수정주의”라고 말했다.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푸틴은 축하해야 할 승리가 없음을 인정한 것”이라며 “그로서는 승리를 선언할 이유도, 이미 2개월 넘게 끌고 온 전쟁을 선포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CNN에 전했다.

국제 문제 분석가 이가르 티슈게비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끝내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선임 연구원은 CNN에 "푸틴의 계획이 명확해지지 않았다"고 밝혀 앞으로의 전쟁 상황이 더 어렵게 흘러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전날 전승절을 맞아 서방에서는 푸틴은 전승절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식적인 전면전 선언이나 핵무기 사용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방의 우려와 달리 그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서방에 돌리고, 현 상황을 나치에 저항한 2차 세계대전에 비유하며 자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