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 운영 성과보니
세무조사 권리보호요청 중 32% 구제받아
일반 국세행정 507건 중 275건 인용도
"세무조사 참관 활성화 등 권리보호 노력"
◆…지난 3월 국세청은 위법한 세무조사를 심의하는 납세자보호위원회 회의를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했다.(사진 국세청)
#. 甲지방국세청은 A법인에 대한 통합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탈루세액이 결정한 뒤에 종결했다(1차 세무조사). 乙지방청은 1차 세무조사 때 들여다보지 않은 다른 사업연도에 대해 통합 조사를 실시했고, A법인이 취득한 토지에 대해 문제 삼았다. 공익법인의 출연재산 사후관리 규정에 따른 증여세 과세 여부를 서면으로 소명하라는 요구였다(2차 세무조사). 이 과정에서 증여세 탈루혐의를 확정하고자 증여세 조사대상자로 추가 선정했고, A법인은 "부당하다"며 국세청 납세자보호위원회에 권리보호 심의를 요청했다.
납세자보호위원회는 조사청에 '(증여세)세무조사 중단'을 통보했다. A법인이 취득한 토지를 업무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정 외엔 신고내용에 오류나 탈루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국세청 산하 납세자보호위원회(이하 납보위)가 국세행정 집행과정에서 위법·부당한 세무조사로 권익을 침해당한 납세자들에 대한 권리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납보위는 2008년 지방국세청·세무서 내 만들어졌고, 2018년 본청에도 같은 권리구제 기구가 생겼다. 지방청·세무서 납보위의 심의 결과에 납세자가 이의를 제기(결과를 통지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했을 때, 본청에서 다시 한번 심의가 이루어지는 구조다.
◆…(자료 국세청)
12일 국세청에 따르면 본청·지방청·세무서 납보위가 지난 1년간 111건의 세무조사 분야 권리보호요청을 심의(또는 재심의)한 결과, 36건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렸다. 약 32%를 무리한 세무조사로 판단하고 이를 중지시킨 것이다. 지방청·세무서 납보위에 권리구제를 요청한 건은 71건이었는데, 이 중 23건은 시정조치가 이루어졌다. '위법·부당한 세무조사 중단(18건)' 조치가 가장 많았다. 이러한 심의에 납세자들은 불만을 제기(재심의 요청 40건)했고, 본청 납보위의 재심의를 거쳐 구제받은 건수는 13건이었다.
일반 국세행정분야(고충민원 등)로는 507건의 권리구제 신청이 있었으며, 이 중 275건을 구제했다. '세무조사 기간연장·범위확대에 대한 이의제기'도 688건이 있었다.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판단된 건은 133건으로, 조사청이 요구한 부분을 불(축소)승인했다.
납보위는 국세청 납세자보호관과 민간위원 15명(외부위원 지방청 17명, 세무서 13명)으로 구성된 준(準) 독립기관이다. 국세청은 "납보위는 세무조사의 목적과 실시 경위, 질문·조사권의 행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시정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고 했다.
◆…(자료 국세청)
2020년부터 국세청 납보위 위원장의 안건상정 권한을 법제화한 부분도 눈에 띈다. 이 조치로 납보위 심의 과정에서 납세자의 권리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은 안건으로 올릴 수 있다. 이후 심의를 거친 뒤 소관부서에 제도 개선을 권고하는 절차로 이어진다. 한 예로 납보위 심의 과정에서 "탈세제보가 적시에 세무조사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전산 관리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지난해 4월에 탈세 제보의 지연 접수·필요 기재사항의 누락을 방지할 수 있도록 업무 절차를 개선한 바 있다. 올해 3월엔 2건(세무조사 중지제도 운영 개선, 자료상 및 거짓세금계산서 수취자 조사 운영 개선)의 제도개선 사항을 권고한 바 있다.
지난 6일엔 납세자 권리가 보호될 수 있도록 '사무처리 규정' 개정이 이루어졌다.
현재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세무조사 과정을 참관할 수 있도록 요청할 수 있는데, 이 신청대상 수입금액 기준을 개인사업자는 10억원, 법인사업자는 20억원으로 올렸다. 종전까진 개인사업자는 업종별 1억5000만원~6억원, 법인사업자는 3억원 미만이 대상이었다. 국세청은 "그동안 업종별 수입금액, 자산총액, 자본금 등 복잡했던 신청 기준을 수입금액으로 단일화해서 납세자의 신청 편의를 높이기 위함"이라고 했다.
또 청구세액 100만원 미만의 소액 고충민원에 대해선 처리 기간을 '접수일로부터 10일 이내(종전14일 이내)'로 줄였고, 세무조사 기간연장·범위확대에 납세자가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조사팀이 기간연장·범위확대 승인을 신청하는 경우 납세자보호담당관이 납세자에게 권리보호요청 제도를 사전에 안내하도록 지침이 바뀌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