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물가상승률 전년 동기 대비 13.37% 올라
IMF와 협상위해 유류 보조금 지급 축소 고심
◆…파키스탄의 한 상인이 가게에서 쌀을 팔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이행 중인 파키스탄이 물가 폭등, 외화 부족 등으로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4월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3.37%로 스리랑카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가파르다.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는 현재 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이며 외환보유고는 103억 달러(약 13조2400억원)로, 두 달간 수입 품목을 지불하면 끝나는 수준이다
파키스탄은 친중 성향의 칸 전 총리가 진행한 '일대일로' 핵심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하면서 자국 내 인프라 건설 자금의 80%(620억 달러)를 중국으로부터 조달해 외채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고질적인 경제난에 기름을 부었다.
파키스탄 의회는 지난달 10일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임란 칸 총리의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칸 총리가 물러난 지 하루 만에 야당(파키스탄무슬림리그) 대표였던 셰바즈 샤리프 전 펀자브 총리가 새 총리로 선출됐다.
샤리프 총리는 1년여 임기 동안 경제난과 정국 혼란까지 타개해야 하는 난제에 직면하게 됐다.
2019년 7월 파키스탄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60억 달러(약 7조70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로 합의했지만, 조건 준수 미이행으로 누적 30억 달러만 받은 상태다. 최근 IMF가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 추가 지원에 동의해 이달 하순부터 구체적인 실무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IMF와 협상에서는 유류 보조금 지급 축소와 영업세 면제 중단 등을 통한 세수 확대 방안이 초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칸 전 총리가 지난 2월 말 약 15억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의 휘발유·경유 보조금 지원안을 발표해 오는 6월까지 유류 보조금 지원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IMF는 이와 관련 “샤리프 정부는 거시경제를 안정시키는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협상을 앞두고 샤리프 총리는 유류 보조금을 삭감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무슬림 리그 최고위원은 블룸버그에 “오는 15일 유가를 재검토할 예정”이라며 “샤리프 총리는 가솔린·디젤 가격 인상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칸 전 총리는 유류 보조금 삭감을 구실로 자신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결집해 즉각 총선을 실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남아시아 사회정책연구소 아킬 베리 소장은 "국고에 부담이 돼도 유류 보조금을 유지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샤리프 총리가 내년 8월 안정적으로 임기를 마치게 되면 파키스탄은 3개월 이내 총선을 열어 새 총리를 뽑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