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협치, 뒤로는 한동훈 임명… 민주 "윤 대통령에게 협치는 독선이란 뜻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각각 임명하자, 민주당의 반발이 거세다.

민주당 오영환 선대위 대변인은 17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협치란 독선을 뜻하는 것이었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오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 와서 협치를 이야기하고, 뒤돌아서서는 독선에 빠져 있었습니까?"라며, 한동훈 장관 임명에 대해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다수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과정에서의 의혹과 논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까지 한동훈 후보자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을 범죄로 규정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오 대변인은 "한동훈 후보자의 임명 강행은 윤 대통령이 국민을 우습게 알고, 국민의 목소리는 듣지 않겠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의 시대는 국민으로부터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20일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덕수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찬반 여부를 당론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언론들 역시 윤 대통령의 한동훈 장관 임명이 협치를 걷어찬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동아일보는 18일 '尹, 협치 강조한 다음날 한동훈 임명… 내민 손 거둬들이나' 제하의 사설에서 "협치는 여야 모두의 양보가 필요하지만 기본 전제조건은 집권 여당이 먼저 한발 물러서는 것"이라며 "시정연설 다음 날 야당과의 추가 협상도 없이, 야당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한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 내부에서도 낙마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아직 어떤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이래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공백 등 정국 경색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이 여권에 있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겨레 역시 이날 사설에서 '협치와 상식을 걷어찬 윤 대통령의 한동훈 법무장관 임명'이라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한겨레는 "불과 하루 전 국회 시정연설에서 야당을 향해 '초당적 협력'을 여러 차례 간곡하게 요청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바로 이튿날 야당의 강한 반발을 부를 한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협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진배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형적인 여소야대 국회에서 당장 추경안부터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회 문턱을 넘어서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협치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한 한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을 재고하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고, 온당한 처사였다"고 썼다.

한겨레 역시 "여야 관계 경색으로 시급한 민생 현안인 추경안 처리는 물론 20일 국회 본회의 표결이 예정된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협치도, 국민의 눈높이도 아랑곳 않은 한동훈 법무장관 임명 강행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