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민영화 원천 봉쇄할 것" 신인규 "선거 앞둔 허위선동"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이번엔 '전기·수도·공항·철도 민영화' 공방으로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영화를 시도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는 '민영화 방지법'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선거를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 속에서 상당히 의도 자체가 매우 악의적인 허위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4일 "의료·항공 등의 민영화를 시도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는 '민영화 방지법'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철도, 전기, 수도, 공항 같은 국가 인프라의 민영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개념과 설계를 법으로 제도화하는 취지"라며 "관련 내용을 충분히 전문가, 시민사회 등과 협의해서 가급적 빨리 발의해 이번 정기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7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온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의 발언을 두고 민주당은 여권이 민영화에 나설 것이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과거 공기업 민영화 찬성 입장이 지금도 유효한가라는 박찬대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김대기 실장은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한국전력처럼 경영은 정부가 하되 30~40% 정도 지분을 민간에 팔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석윳값이나 석탄값이 많이 올라 전기료 인상 요인이 많이 커졌다"며 "그것 때문에 한국전력 적자가 심한데 당연히 전기요금을 조금씩 인상해 해결하는 게 아니고 한전의 부동산이나 해외사업을 매각해서 그 적자를 메운다는 것 아니냐. 그게 알짜기업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1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인천공항공사 지분 40%를 파는 데 동의를 했지 않나. 본인이 과거부터 적극적으로 주장했다"며 "그게 결국 민영화의 단초가 아니냐. 국민의힘의 인수위와 대통령 비서실장이 굴뚝에 연기를 피웠는데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면 그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인천공항공사 매각은 지금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가 의원 시절에 인천공항공사법을 개정해서 인천공항 지분의 49%를 매각하겠다고 법을 발의한 적 있지 않나. 이걸 대체로 매입하는 맥쿼리가 시드니공항도 인수해서 공항 사용료가 굉장히 비싸진 해외사례가 있다. 49% 지분이면 굉장히 영향력이 커지는 것 아니겠나. 당연히 수익을 높이려고 할 거고 당연히 공항 사용료가 올라가 결국 국민의 피해로 올 게 눈에 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김대기 비서실장도 민영화에 가장 앞장섰던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정책실장이었고, 퇴임 후에는 대표적인 민영화 사냥꾼이라는 맥쿼리의 사외이사를 경험해서 여러 가지 과거나 현재 발언을 보면 민영화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민영화에 대해 '검토한 적도, 지시 내린 적도 없고, 당분간 그럴 생각도 없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는 "앞으로 당분간 (민영화를) 검토할 생각이 없다고 했지 확실히 안 하겠다고 답변한 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 앞두고 제2의 광우병 사태를 일으키려고 한다는 비판에 대해 "굴뚝에 연기를 떼는 게 국민의힘의 대통령 비서실장이고, 대통령직인수위고, 최근 한전의 공식결정이고 이걸 국민의힘 정부에서 진행한 일에 대해서 문제제기하고 있는 건데, 오히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게 문제 제기하는 건 적반하장"이라고 맞받았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낙선 목적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명선거본부는 "윤석열 정부는 전기·수도·공항·철도 등을 민영화하는 정책을 추진한 바 없음에도 이재명·송영길 후보 등은 본인들의 페이스북 계정에 '전기·수도·공항·철도 등 민영화 반대'라는 문구를 게시하는 등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신인규 국민의힘 선대위 공명선거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재명 후보가 전기·수도·공항·철도 민영화 반대라는 글을 게시했고, 송영길 후보도 국민저항운동까지 운운하면서 국민 선동에 나섰다"며 비판했다.

신 부본부장은 "일단 김성환 정책위의장의 발언 중 조금 사실관계에 맞지 않는 부분은 한전 자산 매각 이런 얘기한 적이 전혀 없다"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5대 계획에서도 에너지시장의 변동에 대해 시장 원리를 도입하면서 구조적 모순을 해결해보자는 것을 검토한 것에 불과하다. 김대기 비서실장도 운영위원회 질의응답 과정에서 인천공항공사 지분 매각 부분에 대해 일부 자신의 소신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추 장관이 공식적으로 검토된 바가 없다고 밝혔음에도 계속 입장을 밝히라는 식으로 정치쟁점화 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며 "의심을 넘어서 지금은 소설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김성환 위의장이 추 장관의 '당분간 검토할 생각이 없다' 발언은 확실히 안 하겠다는 답변이 아니라는 지적에 "당분간이든 영구적이든 간에 공공부문 공공재에 대해서 시장원리를 어디까지 도입하느냐가 핵심"이라며 "민주당이 민영화의 여러 유형 중 모든 공공부문의 영역을 다 민영화해서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식으로 확대재생산 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 부본부장은 "국민들이 민영화 단어 자체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공공부문의 비효율이 있기 때문에 민간의 효율적인 기업원리, 시장원리를 공공에 도입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일부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면서 증시에 상장하는데 정부가 운영권을 쥐는 모델도 있을 수 있고, 민간이 운영하면서 민간이 모든 배당을 받아가는 완전한 민영화의 형태도 있을 것이다. 여러 형태의 유형 중 민주당에서는 세 번째 유형을 전제해놓고 다 민영화해서 국민들이 피해본다며 확대재생산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면 인천공항공사로 한정해 정부가 운영권을 51% 이상 갖고 있으면 그건 민간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한전의 경우도 그런 지분형태 돼 있어 정부가 50% 이상 가지고 있는데, 한전을 누가 민영화됐다고 이야기하지 않지 않나. 인천공항공사 경우에도 일부 지분을 매각해서 그걸 가지고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김대기 비서실장의 개인 의견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미리 공격을 전제해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수법 아닌가. 이런 프레이밍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