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영화 겹경사…칸영화제 남우주연상 송강호·감독상 박찬욱

한국 영화가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처음 2관왕에 오르는 겹경사를 맞았다.

28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이번 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배우 송강호가 한국 배우 첫 남우주연상으로,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으로 각각 호명됐다. 한국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칸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도 활약했던 송강호는 이번에 2006년 '괴물' 이후 8번째로 영화제에 초청된 끝에 이번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배우 전도연에 이어 칸에서 한국 배우 중 두 번째로 연기상을 수상했다.

송강호는 시상대에 올라 메르시 보꾸(감사합니다)라는 프랑스어 인사를 건넨 뒤 "너무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면서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한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배우에게 깊은 감사를 보내고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며 "같이 온 가족에게 큰 선물이 된 것 같고 수많은 영화팬들에게 영광을 바친다"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배우 박해일과 탕웨이가 주연을 맡은 신작 '헤어질 결심'으로 경쟁부문에 진출해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04년 '올드보이'로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뒤 '박쥐' 심사위원상에 이어 세 번째 칸 트로피를 가져가게 됐다. 2016년 초청된 '아가씨'는 경쟁부문 본상에는 실패했으나 류성희 미술감독이 촬영, 편집, 미술, 음향 등에서 뛰어난 성취를 보인 기술 아티스트에게 주는 벌칸상을 받은 바 있다.

시상대에 선 박 감독은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인류가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하게 됐는데 극장 손님이 끊어지는 시기를 겪으면서 영화관, 극장이란 곳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지게 된 것처럼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해일, 탕웨이 두 사람에게 보내는 제 사랑은 더이상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금종려상은 스웨덴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