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보험연구원 제공
보험연구원은 29일 ‘보험산업 사업구조개편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20년 동안 국내 보험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모두 악화되고 있으며 하락 중인 성장성과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고령화, 디지털화 등과 같은 환경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사업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험산업 사업구조개편과 관련된 영국, 미국 등 주요국 사례를 통해 국내 제도 개선 관련 시사점을 도출했다. 특히 사전적(事前的) 구조개편의 여러 수단 가운데 계약이전과 기업분할에 초점을 맞췄다. 계약이전은 보유계약을 다른 보험회사로 넘기는 것을 의미하고 기업분할은 하나의 기업이 두 개의 회사로 나누어지는 것을 뜻한다.
국내 보험산업의 계약이전 관련 규제는 보험업법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융산업구조개선법)에 규정되어 있다.
우선 보험업법의 계약이전 관련 내용부터 살펴보면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도록 되어 있으며 책임준비금 산출 기초가 같은 보험계약 전부를 포괄하여 이전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두 번째로 금융산업구조개선법에는 계약이전 명령과 계약이전 결정이 규정되어 있다. 한편 기업분할과 관련해서는 보험업법과 금융산업구조개선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다.
영국의 경우에는 2000년 보험계약자의 동의 없이 법원의 승인 하에 다른 보험회사로의 계약이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2000년 제도 도입 이후 2021년까지 300건 이상의 계약이전이 있었는데 솔벤시Ⅱ 대응, 잔존계약의 처리, 운영효율성 및 자본효율성 제고 등이 계약이전의 주요 동기였다.
영국에 비해 미국은 계약이전제도의 도입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었다. 2018년 오클라호마 주에서 2021년 아칸소 주에서 영국과 유사한 형태의 제도를 도입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보험계약자의 동의 없이 규제당국의 승인만으로 기업분할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은 보험산업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포괄이전제도(책임준비금의 산출 기초가 같은 보험계약은 분리해서 계약이전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2013년에 폐지했다. 2000년 상법 개정에 따라 회사분할제도가 도입되면서 다른 산업에서는 이 제도를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구조조정이 이뤄졌으나 보험산업은 포괄이전제도로 인해 한계가 존재했다.
보고서는 보험산업이 고령화, 디지털화 등과 같은 환경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사업구조를 개편해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기존 사업분야의 자본을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신규 사업분야로 재배치함으로써 자본의 효율성(Capital Efficiency)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약이전제도의 경우에는 주요국 사례를 참고하여 포괄이전으로 제한되어 있는 현행 규정을 폐지하고 일부이전이 가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분할의 경우 현행 보험업법에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데 상법에 의할 경우 사실상 기업분할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미국 사례를 참고하여 보험계약자의 동의 없이 규제당국의 승인 하에 기업분할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 도입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