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특별감찰관, 국회가 추천하면 지명해야"... 혼선 사과

전날 '특감관 폐지' 논란에 "효과적 반부패 시스템 구상중... 폐지 논의 아냐"

"더 나은 제도 찾기 위해 노력 중... 대통령의 부패척결 의지 의심할 여지 없다"

여권의 대통령실 소통 지적에 "메시지 전달 혼선 없도록 분발하겠다" 자세 낮춰

대통령실은 전날(30일) 특별감찰관제 존폐 관련 논란 확산에 "현재 특별감찰관제가 법적으로 존재한다"며 "따라서 여야가 후보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은 법에 따라 지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폐지할 거라는 보도가 나왔고 이를 전제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처럼 비쳤는데 더 나은 제도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특별감찰관제를 포함해 공직사회 부패수사 역량을 높이고 발본색원할 수 있는 더 좋고 효과적인 시스템이 있는지 함께 구상한다는 것"이라며 "전날 답변과정에서 혼선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전날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이 '특별감찰관제 폐지'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민정수석실 폐지, 대통령실의 사정컨트롤타워 기능 폐지 등 이전 정부와 전반적인 여건이 달라졌다"며 "특별감찰관제 포함, 권력형 비리를 발본색원할 수 있는 효과적 시스템을 구상중"이라고 밝혀 특별감찰관제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같은 발언에 논란이 확산되자, 답변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는 점을 해명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마치 특별감독관 폐지를 전제로 논의하는 것처럼 비쳐졌고 혼선을 드렸다"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관계자는 '특별감독관 후보 3명을 추천하는 절차와 관련해서 대통령과 입법부가 협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엔 "입법부는 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수 있고 행정부는 달라진 상황에 맞춰 더 나은 제도가 있는지 고민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아직 특별히 조율된 것은 없지만 여당은 여당 나름대로의 고민과 판단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감관이 새로 임명된다는 가정에서 기존 공직기강비서관실과의 업무분장을 묻는 질문엔 "특감관은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직자와 대통령의 4촌 이내 친족, 대통령 배우자 등으로 감찰대상이 규정돼 있다"며 "공직기강실은 대통령실 전체를 내부 감찰하는 기관이어서 특감관의 임명 여부에 따라 공직기강 업무가 달라질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전날 특감관 폐지 보도에 대해 윤 대통령이 불쾌감을 표출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특별히 어떤 감정적 반응을 보였다기보다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현재 존재하는 제도를 흔들고 폐지하거나, 사실 저희가 맘대로 폐지할 수도 없다"면서 "더 나은 제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 특감관제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 관계자는 "당시 일에 대해서는 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은 대통령실에서 여러 방안을 놓고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대통령의 부패척결 의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그 시스템 구상을 시작한 단계"라고 언급했다.

만일 특감관을 폐지한다면 입법으로 처리해야 할텐데. 현재 입법부가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느냐는 질문엔 이 관계자는 "(특감관) 폐지를 전제로 논의을 시작하지 않았다"면서 "다시 한번 폐지를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 만약에 폐지하려면 당연히 입법부와 협의할 것이다. 그건 그 다음 문제라고 본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감관 제도 자체에 대한 평가'를 묻는 물음엔 "평가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운영되지 못한 것 같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지금의 상황 속에서 공직자의 부패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가장 좋은 시스템이냐 고민이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 등 여권 핵심인사들이 특검관 관련 대통령실의 대응이 서툴렀다는 지적에 대해선 "반박하거나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앞으로 메시지 전달에 혼선이 없도록 분발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당의 이견 표출 지적에 대해선 "양쪽이 다른 의견을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혼선 없도록 대통령실 메시지는 정제되고 오해가 없었어야 되는데 오해를 드렸다. 그런 지적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도 야탑동 지원 유세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감관 논란과 관련, "이번에 특별감찰관제 법이 폐지되지 않고 존속됐다"며 "지방선거가 끝나고 민주당과 협의해서 특별감찰관 후보 3명을 추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문재인 정부는 법에 의해 설치되기로 한 특별감찰관을 5년 동안 임명하지 않았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법에 정해진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그에 대해 우리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그런 잘못된 행태에 많은 비판을 해왔다"고 임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