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정부지원금에도 채무상환능력 저하 가능성 높아”

자영업자의 높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수준과 상승 추세로 소득에 의한 채무상환능력이 다른 직업군 대비 열위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지원금이 자영업자 소득유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일시적 성격으로 향후 차주의 부채상환능력 저하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3일 ‘가계부채, 양호한 자산건전성 지표에 숨은 부실 현실화 우려-금리 상승·정부지원 감소·금융자산 가격 하락 현실화될 경우 자영업자 한계차주 증가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2020년 가구당 평균 경상소득은 6125만원으로 2019년 대비 201만원(3.4%) 증가했다. 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이 가구당 평균 145만원 증가하며 소득 증가분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자영업자는 2020년 사업소득이 전년대비 평균 113만원 감소했으나 공적이전소득이 평균 229만원 증가하며 사업소득 감소분을 상쇄했다. 정부의 공적이전소득을 제외할 경우 자영업자의 2020년 경상소득은 2.6% 감소했다.

2021년 3월말 가구당 평균 금융부채는 6518만원으로 2020년 3월말 대비 7.7% 증가한 반면 2020년 지급이자는 193만원으로 오히려 2019년 대비 1.1% 줄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 우려로 한국은행이 수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영향이다. 보고서는 실제 가계 채무상환부담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자영업자 대출은 사업자금, 차환자금 등 사업상 목적 대출이 절반가량을 차지하는데 2021년 3월말 자영업자의 가구당 평균 금융부채 중 50.6%인 4920만원이 사업자금 마련, 부채 상환 등의 목적에 해당됐다.

또한 자영업자는 은행 대출 외에도 카드, 캐피탈, 상호금융 등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이용액이 많은 편이며 통상적으로 다중채무부담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21년 3월말 자영업자의 가구당 금융부채는 9728만원으로 이중 은행 대출이 6826만원(70%),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이 2278만원(23%), 개인/직장 대출이 625만원(6%)이다.

자영업자는 DSR(Debt Service Ratio;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수준이 평균적으로 가장 높고 전반적으로 DSR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20년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DSR은 46.8%로 추정되는데 이는 자영업자가 연소득의 46.8%를 원리금상환액으로 사용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의 높은 DSR 수준과 상승 추세로 보아 소득에 의한 채무상환능력이 다른 종사군 대비 열위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전체 가구의 23%를 차지하는 자영업자의 경우에 주된 소득원천인 사업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득 기반 채무상환능력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자영업자의 2020년 평균 사업소득은 4060만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김선영 한신평 금융/구조화평가본부 금융1실 선임연구원은 “자영업자의 2020년 평균 사업소득은 4060만원으로 2019년 대비 113만원 감소한 반면 공적이전소득이 229만원 증가하며 사업소득 감소분을 상쇄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소득이 감소했음에도 소상공인 지원금 등 정부지원이 자영업자의 소득 유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정부의 직접적인 소득지원이 일시적 지원금이라는 성격을 고려할 때 향후 정상화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소득기반 채무상환능력은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