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오딘 앞세워 매출 2배로 늘어
크래프톤 컴투스, 1분기 최대 매출 경신
더블유게임즈 펄어비스는 마이너스 성장
“신작 부재, P2E 게임 규제가 시급한 과제”
엔씨소프트가 지난 1분기 790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국내 증시 상장 8대 게임회사 가운데 매출 1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1분기 1위였던 넷마블은 2위로 밀려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8개 회사 매출액의 총합은 2조716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2조1314억원보다 27.5% 성장했다. 이들 게임사 중 카카오게임즈가 104.7%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이어 위메이드와 엔씨소프트가 각각 72.3%, 54.2% 증가하면서 5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7903억원의 매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25억원보다 54.2% 증가한 실적을 보이며 업계 1위에 올랐다. 리니지W 홀로 3732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이 회사의 매출 상승분 2778억원에 크게 기여했다. 반면 PC 리니지 시리즈, 아이온과 블레이드&소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며 고전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의 성과가 올해 1분기에 온전하게 반영됐고,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반등하면서 전체 모바일 게임이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엔씨 측은 "리니지W의 경우 게임 내 글로벌 이용자들 간의 경쟁구도가 잘 형성됐고, 120만명에 달하는 일 사용자 트래픽도 확보해 높은 매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는 "올해 4분기에 TL과 리니지W 2권역(북미와 유럽)이 예정돼 있어 2~3분기에는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화 추세를 예상한다"며 "가파른 하향안정화가 아닌 소프트 랜딩하는 하향 안정화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분기 매출 26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04.7% 늘었다.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71억원 증가하면서 PC 게임 부문의 신작 부재로 인한 매출 감소를 극복하고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기타 부문의 골프 관련 사업과 지난해 인수한 레저·스포츠 웨어러블 기업 세나테크놀로지의 매출도 지원사격했다. 세나테크놀로지는 자전거 등 스포츠에 사용되는 스마트 헬멧과 무선 통신 기기 등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상승한 데는 기존 라이브 게임의 안정적인 서비스와 지난해 6월 출시된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성공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2분기에는 지난 3월 말 대만 지역에 출시된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매출이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에서는 오는 20일 신작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출시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마무스메를 시작으로 '디스테라', '에버소울', '가디스 오더',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위메이드는 131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72.3% 성장했다. 위메이드플레이 매출이 신규 편입됨에 따라 전체 매출의 88%의 비중을 차지하는 게임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6% 급증해 이 회사 매출 증가분 550억원에 크게 기여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애니팡' 개발사인 선데이토즈를 인수하고 위메이드플레이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라이선스 매출의 경우 회계인식 기준 변경 등으로 41억원 감소했지만 위믹스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NFT 거래에 대한 수수료를 인식한데다 기타 부문에서도 매출이 잡혀 23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컴투스와 크래프톤, 넷마블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대 증가했다.
컴투스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3% 성장한 1333억원을 기록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컴투스는 게임 사업의 견조한 성과와 연결 종속회사 편입 효과에 따라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이번 분기 매출 실적에 반영된 위지윅 스튜디오 및 관련 자회사의 매출은 312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컴투스는 지난해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위해 종합 미디어콘텐츠 제작사 위지윅스튜디오를 인수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1분기 52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3.5% 증가하면서 업계 3위를 지켰다. 크래프톤은 축적된 개발 역량 및 글로벌 라이브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PUBG IP(배틀그라운드)의 견조한 성장이 지속돼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1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PC 게임 부문이 인게임 수익모델 확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60.6% 증가한 1061억원을 기록하는 한편, 모바일 부문도 탄탄한 라이브 서비스 구조 기반 유저 리텐션과 매출 효율이 모두 강화되며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했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지난 1분기 6315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보다 10.7% 증가했지만 매출 1위 자리를 엔씨소프트에게 내줬다. 넷마블은 이번 분기에 대형 신작이 출시되지 않았고, 이미 출시된 게임들마저 매출이 하향안정화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더블유게임즈, 펄어비스는 역성장하는 아픔을 겪었다.
더블유게임즈는 매출이 8.5% 감소한 1499억원을 나타냈다. 더블유게임즈는 웹과 모바일 부문 매출로 구성되는데 두 부문 모두 각각 6.3%, 15% 감소하면서 매출이 줄었다. 더블유게임즈는 2분기에는 자사 게임 언데드월드의 신규 영웅을 추가하는 등 게임 콘텐츠 업데이트를 지속해 매출 감소를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펄어비스도 914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보다 9.4%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펄어비스의 주요 IP인 검은사막의 매출이 전년 동기 829억원에서 709억원으로 14.5% 감소해 또 다른 주요 IP인 이브 IP의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실적이 악화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2분기는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기"라며 "중국 출시 외에도 검은사막 국내 직접 서비스 3주년 등 라이브 게임들의 안정적인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대 게임사의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5% 급증했지만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등 라이브 게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대형 게임사를 제외하면 업계 전반이 신작 부재 문제에 신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소혜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사들이 신작 부재 문제를 겪고 있다”며 "기대작으로 꼽히던 신작들의 출시 일정이 지연되고 있고, 2분기에도 대작 출시는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과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이 3분기로 미뤄졌다"면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 제2권역'과 크래프톤의 칼리스톨 프로토콜도 4분기로 연기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게임 업계에서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던 P2E 게임에 대한 규제마저 완화에서 강화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됐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스팀에서 암호화폐 및 NFT 관련 게임 금지를 발표했고, 올해 4월에는 국산 P2E 게임 ‘미르4’의 NFT 콘텐츠 및 아이템 거래소가 iOS 버전에서 제거됐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같은 달 엑시인피니티의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해킹 및 자금 도난을 당해 P2E에 대한 보안성 이슈가 제기됨에 따라 P2E 게임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된데다, 지난달에는 가상화폐 ‘루나’의 가격이 99% 하락함에 따라 P2E 게임에서 활용하는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도 블록체인 게임 관련 주요 내용이 부재한 상황이며 여전히 P2E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국내에서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