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 경찰청장 후보자 면접… "윤 대통령 지시 있었을 것"
"좌동훈 우상민… 검찰·경찰 장악 의도"
◆…한동훈 법무부장관(왼쪽)과 이상민 행안부장관. (사진 = 연합뉴스)
경찰청장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 면접이 사실상 충성 서약을 하라는 얘기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황운하 의원은 1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이상민 장관의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 면접이 경찰 장악을 노골화하려는 의도"라며 "아마도 윤석열 대통령의 모종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황 의원은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이나 치안경감급 고위 경찰관들에 대한 제청권자이기는 하지만, 제청권을 빌미로 이렇게 청장 후보군들을 개별 면접까지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게 한 데에는 그 이유가 있다며 "개별 면접을 하게 되면 사실상 충성 서약을 하라는 얘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니까 경찰을 정치 권력에 확실하게 예속시키겠다는 시그널을 주는 거"라면서 "그래서 (그동안) 제청권자가 제청권이 있지만 안 한 것"이라며 "이상민 행안부장관이 무슨 마음을 먹고 이렇게 전례 없는 일을 벌였는지 경찰 조직이 굉장히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의원은 지켜보는 시민단체나 전문가들도 굉장히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지시가 있지 않고서는 이상민 장관 독자적으로 행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면서, "윤 대통령이 이상민 장관 임명 후 지시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를 만들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 지시와 총장 후보군 면접 등이 경찰 장악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황 의원은 미루어 짐작해보건대 언론에서도 일부 지적이 있지만 '좌동훈 우상민'이라는 얘기들이 있다고 전하며 "좌 한동훈, 우 이상민. 윤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로 알려져 있지 않느냐"고 운을 뗀 뒤 "이분들을 통해서 경찰과 검찰을 확실하게 장악해서 대통령 직할체제로 구축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이어 법무부에 검찰국이 있는 것처럼 행안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하겠다는 얘기들이 있다며 "법무부에 검찰국을 두고 검찰 사무를 지휘 감독해왔는데, 거기에 아이디어를 얻어 행안부에 경찰국을 두려는 것 같다"며 "그렇게 하려면 정부조직법을 바꿔야 하는 국회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뜻대로 잘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법무부는 검찰에 대한 감찰권도 있고, 인사권, 예산권이 있는데 행안부 사무에는 치안 사무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행안부에서 이 치안 사무가 삭제된 것은 역사성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90년대 이전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3.15 부정선거, 4.19 혁명 이런 때에 경찰이 정권의 앞잡이, 정권의 몽둥이가 돼서 민주화운동을 탄압한 사례 때문에 그래서 91년도에 경찰법이 개정되면서 행안부장관의 사무에서 치안 사무를 삭제했었다는 역사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역사적 과오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행안부 장관 사무에서 치안 사무를 뺀 것이기 때문에 경찰청과 행안부장관의 관계는 검찰과 법무부 장관의 관계로 등치시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부의 경우는 검찰이 주력이고, 법무부에서 검찰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 그래서 법무부가 사실상 검찰에 의해서 오히려 장악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면서 "그런데 행안부와 경찰의 관계는 그렇지 않다. 같은 반열에 놓고 판단하면 오류를 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경찰 역시 통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경찰 기능이 확대하면서 그 통제 방안이 강화돼야 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을 없을 것이며, 경찰 역시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 통제 주체가 행안부장관이 돼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바로 시민 통제, 경찰위원회에 의한 통제가 중요하며, 이런 통제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존재하는 경찰위원회가 사실상 권한이나 독립성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는데, 경찰위원회의 권한과 독립성을 실질화 시켜서 경찰에 대한 감시, 통제 등을 강화하는 방안이 학계에서 줄곧 제기돼 온 통제 방안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수사, 기소 분리가 될 경우 경찰권이 더욱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 이에 대해서는 영국에 ICPO라고 독립경찰민원위원회라는 외부 기부가 있다. 이런 기구를 통해서 경찰을 감시,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 각료인, 정치인인 행안부장관이 자신의 수하에 경찰 조직을 두려는 발상은 70년대, 80년대로 회귀하겠다는 그런 비판을 받을 만하다"고 꼬집었다.
황 의원은 또 행안부에 제도개선자문위원회를 구성했는데, 여기에 검찰 출신 교수들로 친검찰 입장을 대변해 온 학자들이 주로 구성원으로 참여해 있다며 자칫하면 수사권 조정은 무력화시키고, 검찰의 권한을 다시 복원시키는 방향으로 제도개선 방향을 마련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행안부에 이미 있는 정책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 풀 중에서 구성한 게 아니고, 급조해서 구성했는데 대부분 검사를 했던 검찰 출신 교수, 학계에서 친검찰, 검찰 스피커 역할을 해 왔던 분들로 알려진 학자들로 구성을 했다며 경찰 업무를 잘 모르는 분들로 구성해서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