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 제조업체 TSMC 회장의 주장과 달리 회사의 현금흐름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징후가 포착돼 주목된다.
대만의 중국어 신문 리버티 타임스(Liberty Times)는 반도체 공급망에 속한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신주에 본사를 둔 칩 공급업체에 대해 대금 지급 조건을 칩 수령 후 15일 이내로 당길 것을 요청받았다고 보도했다.
TSMC 이사회 의장이 “대규모 자본지출(투자)로 인해 잉여 현금흐름이 줄어들고 있다”라고 밝혔으며 실제 지난 1분기 현금흐름도 지난해 12월보다 22.8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보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새로운 대금 지급 조건은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으로 주요 고객사는 애플, AMD, 엔비디아, 미디어텍 등이며 가격도 신규 주문을 기준으로 10% 인상할 예정이라고 한다. TSMC는 해당 매체의 이와 같은 질의에 대해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TSMC 마크 리우 회장은 지난 9일 신주에서 개최한 주주설명회를 통해 올해 400억~450억 달러, 내년 400억 달러 이상의 자본적 지출을 할 수 있다며 이러한 막대한 자본적 지출로 인해 회사의 잉여 현금흐름이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향후 10년 동안 일거리에 대해서도 매우 낙관적이라는 견해를 밝히면서 “지난해 매출은 2020년보다 24.9% 증가하며 12년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며 올해 역시 지난해 대비 30% 성장 목표 달성이 무난하다”라고 덧붙인 바 있다.
그간 수율 문제로 인해 양산 시가가 불투명하다는 소문이 돌았던 3nm(3N) 공정 제품과 관련, 올해 하반기 양산을 시작하고 N3 양산 1년 후에는 개량된 3nm(N3E) 공정 제품을 대량생산을 시작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실적발표를 통해 드러난 회사의 사정은 사뭇 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1분기 TSMC의 현금흐름은 지난해 4분기 47억9,745만 달러에서 22.85% 감소한 37억158만 달러에 그치며 3분기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제조원가 인상과 공급 부족 장기화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현금흐름이 악화되는 현상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