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최후진술서 "사진 조작해 증거 제출…검찰이 없는 죄 만들어"

검찰 "증거가 없으면 모르쇠, 있으면 남 탓을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정적이라고 해서 권력을 남용"

민주당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친위 쿠데타"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정진)는 20일 오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대장동 개발업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시절 알았으면서도 방송에서 몰랐다고 하고,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 협박으로 백현동 개발 부지 용도를 상향 조정했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대장동 비리와 이 대표의 관련성이 국민적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던 시점에 이 대표가 책임을 회피하고 대통령 당선을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거짓말한 것으로 사안이 중대하다"며 "이 대표 지위 등 사법적 영역이 아닌 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죄질과 결과, 정황, 동종전과 등 양형기준을 바탕으로 구형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소명할 수 없게 된 피고인은 변증만 놀리거나 궤변만 늘어놓고 있다. 검은색으로는 아무리 덧칠해도 흰색으로 바뀔 수 없다"며 "피고인의 변명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증거가 없으면 모르쇠, 있으면 남 탓을 한다. 본 건은 전형적인 피고인의 남 탓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대표는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기 위해 증거를 조작하는 등 권력을 남용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엔 최소한 없는 자료나 증거를 만들어내지는 않았다"며 "블로그에 8~9명 나와 있는 사진에서 3명(이재명·유동규·김문기)만 잘라내 검찰은 증거로 냈는데 이는 증거 위조 행위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검사는 자신이 모시는 대통령의 정적이라고 해서 권력을 남용해서 증거를 숨기고, 조작하고, 이렇게 해서 없는 사건 만들어서 감옥 보내고 정치적으로 죽이고, 국민 선택권을 빼앗고 그렇게 하는 게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검찰이 이런 식으로 국가 공권력과 수사권·기소권을 남용해 특정인을 표적으로 없는 죄를 만들고 고생시켜 저도 엄청나게 불안하다"며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법원이 객관적 실체적 진실에 따라서 합리적인 판단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에게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이 대표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11월15일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은 징역 2년 구형과 관련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친위 쿠데타"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공표 대상은 출생지, 가족관계, 신분, 직업, 경력, 재산, 행위, 지지 여부"라며 "시장 재직 시절에는 몰랐다는 것은 인식, 의식, 기억에 관한 것으로 공표 대상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검찰은 결론을 정해둔 짜깁기 수사에 표지 갈이, 짜깁기 공문까지 동원했고 공판에서 지적했음에도 이를 끝까지 바로잡지 않았다"며 "심지어 블로그 사진을 조작해 증거로 제시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