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찰직협 "경찰의 정치적 중립·독립성 훼손" 반대 성명 발표
"행안부에 종속시켜 권력의 하수인이 되도록 한다면 정치적 중립은 요원"
김성환 "경찰을 과거 '권위주의'시대 경찰로 되돌리는 퇴행적 시도"
황운하 "역사적 맥락 이해 부족, 검찰주의자 사고에서 비롯...경찰위원회 실질화해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9일 오후 김창룡 경찰청장(오른쪽)과 면담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방침과 관련해 경남 경찰 24개 관서 직장협의회 회장 일동은 14일 오전 경찰 내부망 '폴넷'에 반대 성명문을 발표했다.
경남 경찰 직장협의회는 이날 '누구를 위한 경찰국인가'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검찰은 독자적인 인사와 예산권을 가지고 기능을 상승시키며 요직에 두루 배치하는 반면, 경찰청은 행안부와 종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게 하여 현 정권에 충성하게 하려는지 그 의도가 불순하다"고 밝혔다.
이어 "행안부 장관 소속하에 외청으로 경찰청을 둔 법률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경찰국을 설치한다는 것은 시대적 착오"라며 "경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훼손하고 민주 경찰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을 치안본부 수준으로 격하시키고 행안부에 종속시켜 권력의 하수인이 되도록 한다면 정치적 중립은 요원하다"며 대선 공약인 경찰청장의 장관급 격상과 공안직군 편입이행을 촉구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검찰공화국'에 이어 '경찰 장악 시도'를 본격화하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 후보자를 일대일로 면접을 봤다. 또 장관 지시로 구성된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권고사항을 보면 경찰국을 신설하고, 치안업무권한을 추가하여 장관이 직접 경찰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은 "1991년에 제정된 경찰법은 내무부 산하 치안본부에서 경찰청을 외청으로 분리했고 국가경찰 위원회를 구성하여 경찰의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런데 경찰국 부활은 이러한 경찰법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지금의 경찰을 남영동 대공분실로 상징되는 과거 '권위주의'시대 경찰로 되돌리는 퇴행적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경찰은 국민의 안전과 민생을 지키기 위한 민중의 지팡이이지 다시금 권력의 시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윤석열 정부는 시대와 민심을 역행하는 권력기관 사유화 야욕을 당장 중단하시기를 바란다"고 질타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경찰청이 독립적으로 개청된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출신인 황 의원은 "지금도 정부조직법이나 검찰청법에서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는 법무부 장관으로 돼 있다. 그것은 검찰청법, 정부조직법 만들어진 이후 한 번도 변화된 적이 없었다"면서 "과거 3·15 부정선거,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도 거치고 하면서 민주화 이후에 장관의 사무에서 치안의 사무를 삭제했다. 장관은 치안 사무에 대한 감독권이 없다. 경찰의 중립성·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법무부 검찰국, 행안부 경찰국, 이걸 등치시켜서 보는 발상은 머릿속에 검찰밖에 없는 검찰주의자들 사고다. 행안부 장관이 판사 출신이기는 한데 검찰주의자 사고를 대변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경찰제도개선 자문단도 전부 검사 출신 교수나 친검 학자들로 구성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황 의원은 이미 1991년 설립된 국가경찰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는 만큼, 이를 실질화하는 방안으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관리감독 측면에서 볼 때는 좀 유명무실화 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다. 독립적으로 총리실 산하로 옮기고 실질적인 감독 권한을 부여해 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해야 한다"며 "행안부 장관이 주체가 되려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찰 내부 분위기는 굉장히 격앙되어 있다. '업무를 잘 모르는 장관이 와서 경찰 조직을 뒤흔들고 있다', '이분이 검찰의 시각을 대변하는 게 아니냐(고 한다)'"며 "과거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시각을 대변하고, 행안부 장관이 경찰의 입장을 대변해서 정부 내에서 견제와 균형을 이루었는데, 그런데 이제 검찰의 시각을 대변하는 행안부 장관이 와서 경찰국이나 만들겠다고 하니까 경찰 수뇌부에 대한 성토가 굉장히 크다. '경찰 수뇌부가 왜 이걸 지켜보고 있느냐', '자존심도 없느냐',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격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