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주차장 용역이 거래의 관행으로 보아 통상적으로 의료보건 용역의 공급에 부수하여 공급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 중 이 사건 주차장 용역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임을 전제로 한 부분은 적법"하고, "부가가치세 면제 특례 규정의 '종업원은 공장, 광산, 건설사업현장 및 이에 준하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장의 종업원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학교의 경영자가 교직원의 복리후생을 목적으로 공급하는 식당 용역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다.
일반적으로 재화나 용역의 공급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 10%가 과세된다. 그런데 세법은 공익적 측면이나 정책 목적 등을 고려하여 일부 거래에는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지 아니한다. 병원에서 제공하는 의료보건 서비스는 국민의 복리 후생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세법은 주된 거래에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경우 그에 부수되는 거래에도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 부수한다는 것은 주된 것에 붙어서 따른다는 것이다.
가령 서점에서 구입하는 책은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이나 음반이나 녹음 테이프는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담은 음반이나 녹음 테이프를 책에 첨부하여 하나로 판매하면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
반대로 주된 거래에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는 경우에는 그에 부수되는 거래가 면세 대상이라도 부가가치세를 과세한다. 부수하는 거래를 주된 거래에 포함시키고 독립된 별개의 과세대상 거래로 보지 않는 취지이다.
대상판결에서 대학병원의 운영자인 학교법인은 병원 내에 부설 주차장을 설치하여 주차장 용역을 제공하고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에게 음식용역을 제공하였다. 학교법인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의료보건용역의 공급에 부수하여 주차장 용역을 제공하는 것이므로 여기에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공장이나 건설현장 등 일부 사업장과 학교에서 그 종업원에게 제공하는 식사용역에 대해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특례규정이 대학병원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학교법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차장 제공이나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은 의료보건용역과는 별도의 계약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그 대가도 별도로 수수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형병원은 법률상 부설 주차장을 설치할 의무가 있지만 이는 주차장 부족으로 인한 불법주차 증가 및 교통혼잡 가중 등 사회적 비용이 증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지 대형병원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고 부설 주차장이 대형병원 이용자만을 위해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또한 구내직원식당은 의료보건 용역을 공급받는 환자들이 아니라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것이고, 구내직원식당 운영이 의료보건용역의 공급에 필요하다는 사정은 부수성 판단의 기준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구내식당에서 종업원에게 제공하는 식사에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것은 공장, 건설사업현장 등 일부 사업장에 한정되고, 학교법인이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학교법인의 경우 구내식당에서 학생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경우에만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학교법인이 병원 장례식장을 임차하여 운영하면서 상주 등에게 식사를 제공한 것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장의용역의 공급에 부수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법원 2013. 6. 28. 선고 2013두932 판결). 식사 제공이 장의용역 그 자체에 해당하지 않고, 장의용역의 공급자에 의해 직접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빈소 바로 옆에서 특정 조문객들만을 대상으로 식사가 제공되므로 거래 관행상 부수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법에서 정한 부수성의 판단 기준은 거래의 관행과 통상성이다. 어떤 거래가 다른 거래에 부수하는 것이 거래의 관행상 통상적이라면 부수성이 인정된다. 추상적인 기준으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수 많은 거래에서 부수성을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일상 속의 여러 거래에 관심을 가지고 부수성을 인정할 수 있을지 관찰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 같다.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18두62058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