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배경에 대해 “물가상승이 가속화되고 근원인플레이션율이 4%에 근접하는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선제적 대응 필요성이 커진 점을 고려해 6명의 금통위원은 만장일치로 금리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2.75%~3.0% 높아졌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주요 선진국의 금리 변화, 유가, 경기 등 여러 요인에 달려있겠지만 지금으로선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시장에서 중립금리 수준으로 2.25%를 거론하는데 대해서는 “중립금리는 학술적 개념이고 범위도 넓지만 2.25%면 중립금리 수준 하단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8월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그는 “국내 물가 흐름이 전망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당분간 0.25%p씩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며 “다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거나 경기 둔화 정도가 예상보다 커진다면 정책 스탠스는 바뀔 수 있다. 금통위원들과 외환시장, 성장률 등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의 정점 시기에 대해서는 “국제 유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가스 가격은 오르는 등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도 영향을 받고 있어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며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로 예상하곤 있지만 물가가 정점에 이르더라도 빠르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이어 경기하방 우려에 대해 “당초 경제성장률을 올해 2.7%, 내년 2.4%로 예상했는데 그보다는 낮아질 것”이라며 “잠재성장률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올해 2% 중반 정도, 내년 2% 초반을 베이스라인으로 보고 있다.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전망이어서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잠재성장률 아래로 내려가면 통화정책방향이 변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성장세가 2% 미만으로 내려가면 스탠스를 바꿀 것인지에 대해 일률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물가가 6% 수준을 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4%를 넘는 수준에서는 물가 우선 정책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미 간 금리역전으로 인한 자금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금리 역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감내가 필요하다. 과거에도 0.5%p, 최대 1.0%p 차이가 난 적도 있다”며 “외환시장, 자본유출 등을 보고 판단해야지 숫자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도 중국, 일본 등 수출 경쟁관계에 있는 나라가 긴축으로 돌아가지 않아 우리나라가 조금 더 위험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며 “지금은 미국의 달러 강세로 전 세계적인 절하 국면이므로 실제 우리나라 환율만 더 떨어지는지 자금 유출이 심한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금리상승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나 물가대응에 실기한다면 향후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요구될 수 있다”며 “취약부분에 대해 정부와 함께 중앙은행도 선별적 지원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