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우리 軍을 바보로 만들어...도를 넘어도 1천 배는 넘어”
"군과 한미 연합정보자산이 확인한 SI 첩보 자체, 인정 못한다는 뜻"
김종대 "특수정보 통해 범행 확인, 한미 공동의 판단과 한미 공동 자산, 뿌리째 부정하나"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탈북어민 북송 사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 TF가 북송 어민 2명이 '탈북 브로커'였고 북한 주민 16명을 살해했다는 정부 발표 역시 허위였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정말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며 "우리 군을 바보로 만든다. 도를 넘어도 1천 배는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명천지에 자기가 살해하지 않았는데 16명을 죽였다고 자백하는 사람이 누가 있나"라면서 "국민의힘 측 주장은 우리 군을 전혀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당시 우리 정부가 (북송된 2명의) 살인 혐의를 특정한 두 가지 요인이 있다"며 "첫째, 군에 SI(특별취급정보)를 통해 북한 영해에서 살인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둘째, 살해용의자로부터의 자백이었다. (북송된) 두 사람을 군이 체포하고 합동심문하는 과정에서 각각 조사했는데, 두 사람의 자백 내용이 한미 정보자산으로 확인한 내용과 맞아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합동심문이라는 과정이 수십 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것"이라며 "과거 쌍팔년도처럼 고문한다든지 통닭구이를 한다든지 어거지로 답을 받아냈다는 건가. 국민의힘의 주장은 우리 군과 한미 연합정보자산이 확인한 SI 첩보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이 말에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전날 당내 '국가안보문란 실태조사TF' 회의에서 탈북자 증언을 근거로 "북한 주민 16명이 살해됐다는 문재인 정권의 발표는 허위"라며 "김책시에서 이 16명은 탈북하려던 다섯 가구의 주민이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들 16명은 오징어잡이배로 탈북하기 위해 육지에 1명이 하선한 뒤 16명을 인솔해 승선하기로 했으나, 보위부에 체포돼서 오징어배에 남아 있던 2명이 낌새를 알고 체포 직전 남하했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6명을 살해했다는 것은 북한이 2명의 탈북 브로커를 송환받기 위해 거짓말한 것이며, 문재인 정권은 실제로 이런 내용을 합동신문을 통해 확인했을 거라고 한다"며 "이들 5가구도 김책시에서 모두 사라졌으며 어디로 갔는지 생사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결국 어선엔 당초 19명이 승선했던 것이 아니라, 북송된 2명만 타고 있었으며, 16명이 살해됐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주장이었다.
탈북어민들이 타고 온 선박을 소독작업 했던 정부의 검역관이 배 안에서 혈흔 같은 건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변한 것과 관련해 "혈흔이 발견되지 못했다는 것은 국민의힘 내에도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것 같다"면서 "혈흔이 발견된다고 해서 국내법상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게 제 판단이다. 왜냐하면 피해자의 DNA 데이터는 북한 주민이라 우리가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국내법상 처벌이 불가능하다. 우리 국민으로 받아들여지면 처벌할 도리가 없고 가능성이 굉장히 낮은데 국민의 세금으로 그들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또 윤 의원은 '탈북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통일부가 3년 만에 입장을 번복한 것은 장관 인사청문회 때 장관의 지침에 따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한 가지 대단히 아쉬운 부분은 이번에 판단을 번복하면서 통일부는 추방된 두 사람의 합동신문 결과 보고서조차 보지 않았다"며 살인 용의자들의 진술서와 자백서도, 통일부 내에 장관을 비롯해서 단 한 명도 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판단을 번복했냐‘고 물었더니, 장관이 인사청문회 때 평소 장관의 생각은 추방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지침을 받고 논의를 시작했고, 거기에 따랐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회의 단위에서 이러저러한 자료를 갖고 논의해서 검토했다는 게 있어야 되는데, 자료 자체를 보지 않았다는 게 첫 번째 문제고 심지어 그와 관련된 보고서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말이 안 되지 않나. 담당 부서가 있으면 여차여차해서 번복한다는 보고서라도 올리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미 동맹 부정하는 ‘안보 자해 사건’...국기문란 발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도 전날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을 부정하는 일종의 안보 자해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특수정보는 감청, 문제가 된 목선의 행적, 북한 내부의 동향을 종합한 정보를 의미한다. 이건 한국 정부가 단독으로 판단한 게 아니라 한미 공동의 판단이고, 그 정보는 한미 공동 자산"이라며 "희대의 살인마라는 걸 우리 해군이 북한 목선을 나포하기 전에 이미 판단이 끝나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나포한 다음에 심문 과정에서 다 인정이 된 사실이고, 미국도 다 동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체를 뿌리째 부정하겠다는 얘기다. 정치 보복 차원에서 문 정부 두들겨 패는 건 이해 가지만 미국에도 항의할 건가. 입증할 수 있나. 이런 안보 자해 행위는 우리 국가 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국기문란"이라고 맹폭했다.
◆…통일부는 지난 2019년 11월 판문점에서 탈북어민 2명을 북한으로 송환하던 당시 촬영한사진을 12일 공개했다. 당시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사진=연합뉴스, 통일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