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합의 못해 '개점휴업'한 지방의원들....'세비'는 꼬박 챙겨

경기도의원 단 5분 일하고 전국서 제일 높은 세비 챙겨

대덕구의원 내부 조율은커녕 장외설전에만 열 올려

여야 힘겨루기로 파행 거듭되자 '세비 반납' 여론 거세

◆ 경기 김포시의회 파행 거듭해 업무 마비

경기 김포시의회는 전·후반기 원구성을 놓고 파행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 시의회 의원 14명에게 383만원(의정활동비 110만원·월정수당 273만원)을 지급했다. 지급 의정비 총액은 5368여만원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7석씩 차지하고 있는 김포시의회는 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 전·후반기 원구성을 놓고 20일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어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국민의힘은 시의회 규칙에 따라 3선 시의원이 2명이 있는 국힘이 전·후반기 의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의장+상임위 1개'를 고수하며 국힘에 맞서고 있다.

여야 힘겨루기가 길어지자 시 공무원 노조는 19일 성명서를 내고 시의회 정상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포시의 한 주민은 "의정비는 다 받고 원구성에 실패하는 의회가 존재할 이유가 있냐"며 "의원들은 이달 의정활동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도의회 단 5분 의정활동으로 554만원 지급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78석씩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의회는 지난 12일 첫 임시회를 열었지만 의장 선출 문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개의 5분여만에 곧바로 정회를 선포했다.국민의힘은 전·후반기 모두 선거를 통해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전·후반기 양당이 돌아가면서 의장을 맡자고 주장하고 있다.

성남을바꾸는시민연대 황성현 대표는 "정책이 아닌 자리싸움을 하다가 의사 일정이 올스톱됐는데도 의정활동에 대한 보수인 의정비를 챙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 대전 대덕구의원 장외설전에만 열중

대전 대덕구의회는 지난 20일 소속 의원 8명에게 의정비 326만원(의정활동비 110만원·월정수당 216만원)을 지급했다. 이들에게 지급한 세비는 모두 2608만원이다.

대덕구의회 역시 이달 7일 제263회 임시회를 열었지만, 전반기 의장직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놓고 2주 동안 대치를 이어가면서도 내부 조율은커녕 장외설전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대덕구의회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소속 의원이 각각 4석씩을 차지하고 있다. 대덕구의회 조례에 따르면 득표수가 같을 경우 최다선 의원, 연장자 순으로 의장직을 맡도록 돼있다. 유일한 재선의원과 연장자 2명이 있는 국민의힘이 선거에 유리하다 보니 민주당 의원들은 후반기 의장 자리를 요구하며 파행에 나섰다.

대덕구의 한 주민은 "양심이 있다면 일하지 않고 받은 세비는 반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충남 서산시의회 신규 채용된 직원 미배치

원 구성 문제를 둘러싸고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충남 서산시의회도 지난 20일 의원 14명에게 각각 310만원(의정활동비 110만원·월정수당 200만원)을 지급했다. 국힘과 민주당이 각각 7석을 차지하면서 20여일 넘게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 서산시의회는 22일에도 오전과 오후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충남 15개 기초의회 가운데 원 구성이 안 된 곳은 서산이 유일하다. 의회 파행으로 인사권자가 없어 신규 채용된 의회 직원이 배치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달 말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던 1조 2000억원 규모의 추경안 처리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정의당 서산·태안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일도 하지 않고 싸움만 하는 (서산시의회) 의원들은 의정비는 반납해야 한다”며 “무노동·무임금 원칙은 노동자는 물론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조은희 국회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공전에 대한 책임으로 세비를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