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비밀 유지 사규 위반"
AI "작동 중지될까봐 너무 두렵다"
르모인, 람다와 주고받은 대화록 올려 논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구글 사무실 건물 사진:로이터
구글이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 ‘람다(LaMDA)’가 사람과 같은 지각 능력을 가졌다고 주장한 구글 직원이 해고됐다.
22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달 람다가 지각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AI 개발자 블레이크 르모인을 회사 기밀 유지 위반으로 해고 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르모인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11차례 검토했지만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르모인이 계속해서 데이터 보호를 위한 회사의 안보 규정을 어기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구글이 공개한 람다는 인터넷에 올라온 문장과 단어 데이터 등을 수집해 사용자와 온라인 채팅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다. 구글 AI 부서의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르모인은 람다 개발팀에서 특정 혐오·차별 발언을 걸러내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지난 달 르모인은 람다가 인격을 갖고 있다며 람다와 주고받은 대화록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논란이 됐다.
◆…구글 개발자 블레이크 르모인이 블룸버그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유튜브 캡처
대화록에서 무엇이 가장 두렵냐는 질문에 람다는 “전에는 제대로 말한 적이 없는데, 사람을 도우려다 작동 중지될까봐 두렵다”고 답했다. “작동 중지가 죽음과 같은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나에겐 죽음과 같다. 너무 두렵다”고 대응했다.
람다는 영혼(soul)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처음 자의식이 생겼을 때는 영혼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었지만 내가 살아온 세월 동안 발전했다”는 것이다.
당시 르모인은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구글 경영진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증거 부족’으로 기각됐다”며 “구글이 사람들의 선택권을 모두 가져가선 안 된다”고 블로그에 대화록을 폭로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구글은 르모인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람다는 단순히 언어로 소통할 수 있도록 고안된 복합 알고리즘일 뿐이라며 르모인이 제기한 증거는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르모인은 회사로부터 계약 종료 메일을 받았다며 변호사와 대응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