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보유세가 강화된 만큼 거래세를 완화시키자는 입장인 반면,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이 훼손된다는 점을 들어 여당의 주장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안정되려면 부동산을 많이 가진 사람이 시장에 보유부동산을 시장에 내놓고, 시장에 나온 부동산이 수요자에 의해 원활하게 거래돼야 한다는 명제에는 정부나 여당 모두 이견이 없는 듯 하다.
이 때문에 부동산 보유에 따른 보유세(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부동산거래 활성화를 위해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데도 정부와 여당은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어가 거래세를 어떻게 낮춰야 하는데는 분명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여당은 양도세를 포함한 거래세(취득·등록세) 인하를 강조하는 반면, 정부는 양도세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국세청 고위관계자는 "양도세는 양도소득세인 만큼 거래세가 아니라 명백하게 소득세로 봐야 한다"며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완화의 명제에 양도소득세를 포함시켜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양도소득세는 정부의 각종 개발정책 등에 힘입어 부동산보유자가 '특별한 노력'이 없이 실현시킨 투기소득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실현된 투기소득의 일부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양도세를 낮추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정부당국자도 "보유세 강화가 당장 지방정부의 재정에 큰 보탬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취득·등록세 등 분명한 거래세라고 하더라도 당장의 인하는 어렵다"며 "지방정부의 재정조달 여건을 봐가며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들의 이같은 논리는 분명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서 시장의 혼동을 막으면서, 투기이익의 환수를 고려해야 한다는데 정부의 고민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민들은 정부와 여당 어느 한쪽의 견해에 따라 세금부담을 달리해야 하지만, 부동산세제 방향의 팽팽한 이견을 바라보면서도 논의에서는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양도소득세와 거래세를 쉽게 낮추지 못하는 숨겨진 속뜻조차 국민들은 알지 못한다. 정책을 입안하되 입안과정의 논리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일단 확정된 정책은 일관성 있게 지켜지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