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 국정원 상대로 비공개 전체회의
대통령 승인 여부 두고는 엇갈린 답변 해석...野 "승인했다" 與 "승인이 아니다"
국정원 "고발 방침 통보일 뿐, 고발 前後 대통령실과 아무런 협의·논의 無"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2일 서훈·박지원 두 전 국정원장을 국정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 전에 윤석열 대통령에게 고발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두 전직 국정원장 고발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승인'했는지 여부에 대해 여야간 이견이 생기자 국정원은 "고발 방침을 통보했을 뿐 허가나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니다"고 해명에 나섰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장이 전직 국정원장 고발 관련 사실에 대해 대통령에게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국정원이 이같이 답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 윤건영 의원은 "국정원장이 전직 원장 고발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했고, 대통령이 승인했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간사 유상범 의원은 "승인이라고 안 했다. 승인이 있었다는 답변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등 답변이 엇갈려 회의 속기록을 통해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의 답변 내용을 다시 확인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대변인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국정원은 대통령실에 다른 업무 관련 보고를 하던 중 두 사건에 대한 국정원의 고발 방침을 통보했을 뿐 이에 대한 허가나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니며, 고발 전후로 대통령실과 아무런 협의나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달 6일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및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과 관련해 서훈, 박지원 전 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 전 원장은 국정원법상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박 전 원장은 국정원법상 직권남용과 공용전자기록등손상 혐의로 각각 고발됐다.
국정원이 직전 국정원장 2명을 동시에 검찰에 고발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 논란이 일었다.
또 국정원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한 국정원의 검찰 고발과 관련, '미국과의 정보 교류에 장애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외교적 사안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국내법 위반만을 대상으로 한다"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와 관련, 국정원은 "국내법 위반의 경우 고발했다"면서 "구체적인 사실 관계는 현재 수사 중이므로 밝힐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보위 회의에서는 여당에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 X파일' 언급이 국정원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으나, 야당에서는 국정원법 위반이 아니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해외 자금이 수조원 유출되는 동안 그 자금이 북한으로 들어갔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국정원은 "아직까지 확인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고, 이에 의원들이 국정원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