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한국을 방문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약 40분간에 걸쳐 '외교 현안과 국방, 기술, 청년, 기후변화 등'에 대해 전화 통화를 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펠로시 하원의장이 한미 동맹은 여러 중요성이 있지만, 도덕성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한미 동맹은 수십년에 걸쳐 수많은 사람의 희생으로 지켜온 평화와 번영을 반드시 지키고 가꿔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앞으로도 인도-태평양질서를 함께 가꾸어갈 것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 바이든 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전시키는데 미 의회와도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한 펠로시 의장 일행이 이날 판문점과 JSA 방문이 예정돼 있으며, 이런 방문이 한미 간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이 끝까지 성공적으로 잘 마루리되기를 기원하면서 배석한 하원 의원들에게도 지역구에서 한인들에게 각별히 배려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이어 왜 당초에 펠로시 의장과의 면담 일정이 잡히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약 2주 전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방문 계획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주요 동맹국을 포함해 한국 대통령에게도 이때쯤 방문할 계획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미 윤 대통령이 지방 휴가 계획을 예정했기 때문에 그 기간에 서울에 온다면 직접 면담이 힘들지 않겠냐고 2주 전에 양해가 돼있는 상황이었고, 충분히 이해한다고 얘기가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 이후 대만 방문을 포함해 미국-중국 간 현안이 발생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간) 면담이 없는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 기조가 유지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펠로시 의장측에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이해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전화라도 따뜻한 인사를 하고 싶다는 대통령의 뜻을 오늘 오전 전달했고, 펠로시 의장이 기쁘게 받아들여서 함께 참석한 5명의 의원들을 포함한 전화 통화가 40여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직전 방문지인 대만 관련된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펠로시 의장 측에서도 꺼내지 않았고, 우리측에서도 꺼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미-중 갈등을 고조 시키는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과 함께 북한의 반응도 예상해 볼 수 있는데 대통령실(안보실)에서는 어떻게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오전에 북한이 중국 입장을 두둔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는데, 당장 1차적 갈등의 당사자는 대만과 중국, 미국이고, 대만을 통한 서울 방문에 북한도 불편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할 뿐"이라며 "그럼에도 펠로시 일행이 판문점과 JSA를 간다고 직접적 도발로 간주하기는 무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정부도 북한에 대화 창구, 인도적 지원을 제시한 상태"라며 "한-중 간 이어져온 공급망 방안과 다음주 화요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등이 예정돼 있고, 미국만 바라보고 반도체, 공급망, 인도-태평양 질서를 얘기하기 보다는 중국과 미국, 일본, 한반도 등 모든 외교관계가 갈등 제로의 상태에서 진행되지 않겠지만 충분히 입체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번 펠로시 방한에 대한 의전 참사를 예시로 들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친중, 굴종외교라는 말을 입에 담지 말라'고 한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똑같은 사안도 다른 각도로 보겠다고 작정하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반박하면서 "2주 전 회담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펠로시 대만 방문은 약 1주일 전에 결정된 것이고, 따라서 우리가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는 것은 중국을 의식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칩4 동맹에 대한 질문에는 "우선 '칩4 동맹'이라는 말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거리를 두면서 "반도체 협의체 정도로 해서 어떤 의제, 협의체를 통한 협력 방안을 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한번도 논의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등 각 특정 분야에 대해 세계최고 역량을 갖춘 국가들과 선의의 경쟁,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나라에 투자하는지 등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중국과도 맞춤형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지속할 것이고, 미국을 포함 주변국과의 반도체 협의체 논의도 해 나갈 것인데 누구를 배제하는 반도체 동맹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