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논문 표절 피해 교수… 국민대 결정은 '제도적 악행'

"문단 통째로 베껴"

"김건희 악의적 표절, 논문 권리 박탕당한 셈"

구연상 교수는 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자신의 논문 표절 사실을 지난해 7월 8일 YTN 뉴스를 통해 알았다며 "이론적인 고찰에 해당하는 2장 1절 전체를 베껴 쓰기 했다"고 밝혔다.

구 교수는 "전체 문장을 복사를 한 것"이라며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한 문장을 그대로 가져왔을 때는 반드시 출처 표기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은 주제 잡기, 개요서 쓰기, 자료 찾기, 그 다음 본문 쓰기, 참고 문헌 정리, 각주 달리 등의 큰 틀이 있고, 매 단계마다 지도 교수와 당연히 상의하고, 검증을 받게 된다"며 "이런 과정이 전혀 없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추측했다.

한편 진행자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며 구 교수의 논문에는 '첫째, 디지털 정보는 비소모성과 확장성을 갖는다.'는 문장이 있고, 김건희 여사의 박사 논문에는 이 문장이 "ㄱ, 디지털 정보는 비소모성과 확장성을 갖는다."는 식으로 '첫째'를 'ㄱ'으로 바꾼는 수준이라고 예시를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 교수가 걸러내지 못하고, 심사위원들도 거르지 못한 이유에 대해 구 교수는 이해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만일 누군가 김건희 여사의 논문을 인용한다면 김건희 이름으로 인용하겠죠. 김명신 이름으로 인용할 것"이라며 개명 전 박사학위 논문일 때의 이름을 거명했다.

구 교수는 그러면서 "그러면 제 논문의 권리를 박탈당한 셈"이라며 "이것이 바로 공정성이나 정의에 위배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대에서도 이번에 논문 심사에서 표절 문제가 걸러지지 않는 점에 대해 "위원회 제도의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논문 심사를 위한 위원회 제도가) 책임지는 분들이 없을 수 있다"며 "위원회는 만들어지고 해체가 되니까, 누가 위촉되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고, 그분들이 어떻게 심사했는지 과정도 모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누군가 이런 결론을 내고 싶었던 것"이라며 "반드시 해명될 수밖에 없는 표절이라는 판정이 났어야 되는데 이게 안 났다는 것은 검증을 제대로 안 하거나, 애초에 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구 교수는 "학위를 줄 수 있는 기관인 대학이 김명신(김건희 여사의 개명 전 이름)의 모든 권리를 인정해 주는 것인데, 뒤집어 이야기하면 원저자의 권리를 완전히 박탈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논문은 원저자가 표기되는 전제에서 공공재인데, 개인이 사유화해서, 훔쳐 가면(표절하면), 결국은 범죄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비유하면서 "인용이 있을 경우에 한해서, 허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구연상 교수의 논문에 의하면'이라고 인용했을 경우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럴 경우 이 챕터(표절한 부분)는 전체가 다 구연상 교수가 쓴 내용이고, 김명신이 쓴 게 하나도 없게된다"며 "그러니까 의도적으로 그것을 숨긴 것"이며 "악의적으로 표절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인용을 밝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대의 이번 판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은 7일 성명을 내고 "국민대가 취한 그간의 과정과 이달 1일 발표한 재조사 결과에 깊은 자괴감을 느끼며 국민대 학생과 동문들에게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국민대는 김씨 논문 조사와 관련된 모든 위원회의 구성과 회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대는 이달 1일 김건희 여사의 논문 4편과 관련한 부정 의혹 재조사 결과 박사학위 논문을 포함한 3편은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나머지 학술지 게재논문 1편은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