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방문 강행' 펠로시, 中 제재에 "누가 신경이나 쓰나"

"대만에 군사 압박 가하는 중국의 뉴노멀 결코 용인할 수 없어"

대만 방문 강행으로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중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며 이를 '뉴 노멀(new normal)'로 삼는 것을 두고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만 방문을 이유로 자신과 가족을 제재한 중국에 대해 웃으며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일축했다.

펠로시 의장은 10일(현지시간) 자신과 아시아를 순방한 하원대표단과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대만에 간 목적은 중국이 절대 대만을 고립시킬 수 없다는 점과, 대만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미 하원 대표단은 중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지난 2∼3일 대만을 방문해 강한 연대를 과시했다. 이에 중국은 '악랄한 도발 행위'라며 대만해협에서의 무력 시위와 함께 펠로시 의장과 그 친족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펠로시 의장은 "(중국의 제재에) 누가 신경이나 쓰는가. 그것은 부수적인 문제일 뿐 나와는 상관없는 일"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 대한 현상 유지를 지지하는 것은 매우 필요하다면서 대만관계법(the Taiwan Relations Act of 1979)과 상호 불간섭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인 미중 3대 공동성명, 대만의 실질적 주권을 인정하는 6대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따른 중국의 반발에도 '하나의 중국' 정책('One China' policy)이라는 미국의 기존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에 무력시위 중단을 촉구해왔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이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참여를 막을 수 있지만, 우리가 대만에 가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대만 고립을 허용하지 않겠다"라며 중국이 대만 해협에서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하는 등 대만 압박을 일종의 ‘뉴 노멀’로 만들려는 것을 그대로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는 중국이 일종의 뉴노멀을 구축하려는 것을 안다"면서 "우리는 그런 일이 벌어지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은 10일 대만 인근에서 수일간 진행한 훈련을 마치면서 대만 주변에서 다양한 임무를 완수했다며 대만에 압박을 가하는 정기적인 해상순찰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에도 방송에 출연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겁먹은 불량배처럼 행동한다"고 직격했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