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터리 탑재한 전기차는 보조금 제외
북미 생산시설 늘린 K배터리 반사 이익
현대차, 전기차전용 조지아공장 2025년 완성
미 태양광 모듈 1위 한화솔루션, 2600억원 세제혜택 전망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대표가 7일 의사당에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국내 수혜 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20표, 반대 207표로 가결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을 목표로 에너지 안보 및 기후 변화 대응에 3750억달러(약 489조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의 법안이다.
감축법안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설비 및 기술 투자비에 대해 일정 비율을 세액 공제해주는 투자세액공제(ITC) 혜택 기간을 10년 연장하고, 적용 세율을 30%로 상향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핵심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탑재하면 세금공제혜택의 절반(3750달러·약488만원)이 제공된다. 나머지 세금공제 절반은 북미에서 생산·조립된 부품 비율이 50%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다.
중국산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는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 제외되는 것이다.특히 전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은 북미에 생산거점이 없어 미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
또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가속화를 위해 제품 생산세액공제(AMPC)를 적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태양광 업체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차와 배터리 업체는 다소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내년부터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중국산 배터리 장착 제외) 구입시 대당 7500달러(약 978만 원)의 보조금이 세액공제 형태로 지급돼 보급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내 생산시설 증설에 주력해온 LG에너지솔루션,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중국 경쟁사들의 세액공제 대상 제외에 따른 반사 이익까지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배터리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이 중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이미 미시간주 홀랜드에 단독 생산공장을 건설했으며 GM과 미국 오하이주에 건설한 제1 합작공장이 오는 3분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초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중인 전기차가 없기 때문이다.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를 비롯해 코나EV, GV60, 니로EV 등은 전량 국내 공장에서 생산·수출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투자하기로 결정한 전기차 전용 조지아 공장은 2025년에 완공된다.
이에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지난 10일 미 하원에 한국산 전기차가 세제혜택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내용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 관련 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KAMA는 의견서에서 "한국산 제품과 미국산 제품을 동등하게 대우해야한다는 한미 FTA에 따라 한국에서 제조 또는 조립된 부품이 사용된 배터리가 탑재된 한국산 전기차에도 세제 혜택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화큐셀 미국 조지아 공장 사진:한화솔루션 홈페이지 캡처
전기차뿐만 아니라 탄소배출량 40% 감축 관련해서 친환경 에너지 산업도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등 업체 지원을 위해 약 600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한화솔루션의 경우 2600억원(3.1GW 기준 AMPC)규모의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1.7GW(기가와트) 규모의 모듈 공장을 운영 중인 한화솔루션은 약 2000억원을 들여 미국에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