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역마진이 발생해 인슐린 납품 포기
1형 당뇨인들은 약국 찾아 헤매 다녀
◆…자료사진:YTN 화면캡처
일부 동네 약국에서 인슐린 품귀 현상이 나타나 당뇨 환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슐린 배송 규정이 강화되면서 유통업체들이 인슐린 납품을 포기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아예 만들어지지 않는 1형 당뇨 환자들의 경우 인슐린을 제때 주사하지 못하면 일상생활이 어렵고 장기적으로 합병증이 생겨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지난 달 부터 적용되기 시작한 개정된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은 인슐린과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를 운송할 때 자동온도기록장치가 설치된 수송 용기나 차량을 써야 하고 관련 기록을 2년간 보관토록 해야한다. 위반시 1차는 15일, 2차는 1개월, 3차와 4차는 각각 3개월과 6개월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는다.
2020년 독감 백신이 상온에 노출돼 예방 접종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규정이 강화되는 쪽으로 개정됐다.
개정된 규칙이 적용되자 장비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약국 납품을 포기하는 의약품유통업체가 늘고 있다. 의약품유통업계 관계자는 배송 규정에 맞춰 자동온도조절장치가 달린 아이스박스 장비 구비에 따른 별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데다 인건비,물류비 등을 감안하면 역마진이 발생해 팔수록 손해를 본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인슐린 납품을 그만두거나 배송 횟수를 줄이는 유통업체가 발생하자 동네약국에 인슐린 재고가 소진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성명서를 통해 "7월부터 그동안 인슐린을 판매해왔던 약국들이 유통업체의 납품 포기나 지연으로 인해 인슐린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거나 공급하기를 포기했다"며 "이로 인해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1형 당뇨인들은 약국을 찾아 헤매거나 유통업체가 인슐린을 배송해 줄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당뇨병연합도 앞서 식약처에 인슐린 유통 규제를 재검토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처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인슐린만 따로 냉장유통 관리에서 제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