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厄)막음으로 무사무탈(無事無頉) 기원하는 가사신앙
동양사회의 가사신앙에서 초자연적인 존재·뉴빙(NewBeing)의 개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탈(頉)의 빌미는 가신(家神)의 신벌(神罰)·객귀(客鬼)의 침입, 동토(動土:동티·동태]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탈(頉)의 원인이 인간의 능력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초자연적 존재에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해결 방법 역시 의례행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탈(頉)이 남으로써 작동되는 의례행위는 [첫째 초자연적 존재의 개입, 둘째 탈(頉)이 남, 셋째 의례를 통한 치유]라고 하는 종교적 신앙적인 상징체계에서 비롯한다. 이런 의례 행위들은 믿음·신앙이라는 매개를 통해 치료의 효과를 기대한다.
가신신벌(家神神罰)로 인해서 생기는 탈(頉)은 집안과 가족의 금기(禁忌)를 깨뜨리거나 정성을 다해 위하지 않았을 경우에 가족 중 누군가 질병을 앓게 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런 때는 가신의 화(家神)를 풀기 위해 정성껏 제물을 마련하여 잘못을 빌고 질병이 낫기를 기원한다.
객귀침범(客鬼侵犯)으로 인해서 생기는 탈(頉)은 가족 중에서 [상가·혼가·회갑연·제삿집] 등에 다녀오기 위해서 외출·출행 후 부정(不淨)함을 달고 귀가 후에 초자연적인 존재·뉴빙(NewBeing)의 개입으로 이유 없이 가족 중 누군가 질병을 앓게 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가사신앙에서는 객귀(客鬼)를 내쫒기 위해 객귀물리기를 통해서 질병이 치유되기를 기원한다.
객귀물리기는 대체적으로 왕소금이나 제물(祭物)을 대문·현관문 바깥으로 내친 뒤 주문을 하면서 부엌칼을 대문·현관문 바깥으로 내던진다. 이때 칼끝이 대문 바깥을 향하고 있으면 객귀가 나간 것으로 여긴다. 제물(祭物)은 보리밥과 막걸리를 바가지에 담거나 된장국에 먹다 남은 밥이나 반찬을 담는 등 지역풍습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갖는다.
동토(動土)는 집터의 흙·나무·쇠·장독 등을 잘못 만지거나 다룸으로써 지기(地氣)·목신(木神)·금신(金神) 등의 불협화음에서 생기는 탈(頉)이다. 집안의 정원수·조경수의 나무를 법수에 맞지 않게 벌목해 잘못 베었다거나 집을 수리·개축할 때에 일진(日辰)과 방위(方位)를 가리지 않고 함부로 함으로써 초자연적인 존재·뉴빙(NewBeing)의 개입으로 탈(頉)이 일어날 수 있다.
이 역시 가족 중 누군가 질병을 앓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럴 경우에 가사신앙에서는 동토잡기의 일환으로 쑥태우기·쑥끼우기·동토경(動土經)·부정경(不淨經) 등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무사무탈(無事無頉)한 일진(日辰)이 아니고 흉일(凶日)임에도 어쩔 수 없이, 집을 수리·개축하거나 집터의 흙·나무·쇠·장독 등을 만지거나, 집안의 정원수·조경수의 나무를 벌목해야 하거나 또 [상가·혼가·회갑연·제삿집] 등에 다녀오기 위해서 외출·출행을 강행해야할 경우에는 [황도(黃道)의 시간대]를 잘 선택해 거행함이 불리함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액(厄)막음의 가장 간편한 방법 중의 하나다.
여기서 [황도(黃道)의 시간대]란 뭔가? 황도12궁이란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태양의 궤도=황도(黃道)를 분할하는 12개 별자리를 뜻한다. 해[태양]·달·별[행성]은 거의 한 길로만 다니며 움직인다. 낮에 태양이 지나간 그 길 위로 밤에는 달과 빠른 별(星辰)들이 지나간다. 그리고 그 길 위로 다음 날에 또 다시 해가 뜨고 이어서 달이 지나가고 별이 지나간다.
그러함이니 당연지사 그 길에서 일어나는 일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고, 그 길의 배경에 있는 별자리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음이다. 여기서 [그 길]이 바로 황도(黃道)이며, [그 배경의 별자리]가 바로 황도12궁이다.
한편 액(厄)막음의 또 다른 간편한 방법 중의 하나로 [마른 쑥(乾艾)을 망사주머니]에 담아서 현관출입문 위에 걸어두거나, [왕소금+붉은 팥을 1:1로 그릇에 담아] 현관출입문 외의 필요한 곳에 1일 동안 비치한 후에 철수한다.
노병한 한국미래예측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