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원, "조망권 좋은 '로얄층' 가격차이 반영해야"
아파트 등 주택 상속·증여시 '유사매매사례' 적용과 관련한 분쟁에서 또 다시 국세청이 졌다. 국세청의 과세는 개별적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무차별적' 법 적용에 따른 '부실과세'였음이 명백해 졌다.
국세심판원은 15일 경기도 성남에 사는 납세자 A씨가 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1400여만원의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심판청구를 받아들여 "국세청의 과세처분을 취소하라"고 인용결정을 내렸다.
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성남시에 소재한 아파트(1층)를 증여 받은 뒤 실가파악이 어렵자 현행 법상 보충적평가방법에 따라 국세청 기준시가(1억5900여만원)를 증여재산가액으로 산정해 증여세 등을 신고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쟁점이 된 아파트와 같은 동 7층(소위 '로얄층')이 증여일 3개월 전에 2억2400만원에 매매된 사실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A씨가 증여 받은 아파트도 2억2400만원을 증여재산가액으로 평가해 덜 낸 세금 1400여만원을 내라고 고지했다.
이에 A씨는 "부동산 가격은 개별성이 강해 같은 동 내에 있다해도 각 층마다 가격이 다르고 같은 층이라도 층의 위치(조망권, 일조권), 시설상태(구조변경, 인테리어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다"며 "비교대상이 된 아파트는 7층에 위치해 기준시가도 높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7층에 위치한 아파트의 증여재산가액을 평가하는데 1층의 매매사례가액을 적용하는 것은 납득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처럼 역으로 적용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불복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재건축을 전제한 노후아파트의 가격은 층수가 아니라 대지권 면적이 실제 가격의 중요기준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두 아파트의 대지권 면적이 동일하기 때문에 법 적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심판원은 그러나 국세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국세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세무조사관들이 부동산뱅크 등에서 쟁점 아파트와 같은 단지, 같은 평형 아파트 거래가격을 확인해 증여재산가액을 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이어 "유사매매사례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아파트는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이어도 층, 방향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같은 단지 등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사매매사례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심판원은 또 "조망권, 채광상태 등에 비춰 아파트 1층은 7층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국세청 기준시가도 비교대상 아파트에 비해 1300만원이나 낮았으며 부동산정보지 등에 게재된 시세는 호가를 주로 반영하기 때문에 신뢰하기 어렵다"며 "과세관청의 처분은 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