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유해성 따라 영업허가 등 차등 적용
열린 규제 전환으로 재활용 대상 대폭 확대
소규모 공원·농로 조성 등은 평가 대상서 제외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 제로카페 출범식에 참석했다. 사진:환경부 제공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제도 간소화 등 환경 규제를 대폭 완화한다. 다양한 방식의 폐기물 재활용을 유도하고 평가에 앞서 평가 필요성을 검토하는 스크리닝(screening)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26일 대구 성서산업단지에서 열린 제1회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환경 규제 혁신 방안'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방안에는 ▲열린 규제 ▲차등적 규제 ▲소통형 규제 ▲녹색사회 전환을 선도하는 규제 등 4가지 원칙이 포함됐다.
◆환경영향평가 사전검토하는 '스크리닝제' 도입
환경영향평가제도에는 사전 검토를 통해 환경영향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스크리닝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사업이 일정 규모 이상이면 모두 평가를 받아야 하는 규정으로 인해 부실·형식화되고 있다는 지적돼 왔다.
1981년 환경보전법에 근거해 제정된 환경영향평가는 40년 넘게 시행해 온 제도다.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독일 등 다수 선진국이 1970년대부터 환경영향평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법률로 정한 평가면제 대상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스크리닝해 평가 여부를 결정하고, 유럽은 환경평가 필수 사업과 스크리닝을 거치는 사업으로 구분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스크리닝 제도가 선진국에서 활용되고 있다"며 "사업자와 승인기관의 책임이 강화돼 가는 것이 선진국의 추세인 만큼 국내에도 도입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스크리닝 제도를 내년 말까지 법령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소규모 공원이나 농로 조성 등 환경영향이 미미한 사업들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업 규모가 작더라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경우 이 제도를 통해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환경영향평가 조사 범위·항목은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업자와 협의기관’이 함께 정해 합리적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환경영향평가정보지원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협의 실적은 환경영향평가 95건, 전략환경영향평가 510건, 소규모환경영향평가 2639건이었다.
또 '깜깜이 평가'방식의 문제 해결을 위해 모바일 앱을 통해 진행상황을 실시간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환경영향평가가 내실화되고 평가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탄소중립·순환경제 실현...폐지·고철·폐유리 '순환자원'
◆…카본엔지니어링의 CO2 포집 시설 사진:카본 엔지니어링 홈페이지 화면 캡처
환경부는 탄소중립·순환경제 등의 실현을 위해 기업 혁신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 신설·합병기업에 불리한 온실가스 배출권 추가할당 조건을 조정하고, 해외 감축실적의 국내실적 전환 절차 간소화를 추진한다. 또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기술로 이산화탄소에 대한 폐기물 규제 면제 및 재활용 유형을 신설해 7547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열분해유를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제조에 활용될 수 있도록 재활용 유형과 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음식쓰레기 등에서 나온 바이오가스 직거래 공급량 규제를 조정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전기차 폐배터리를 순환자원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시행된다.
반도체 공정에 활용되는 초순수 국산화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등 녹색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폐지·고철·폐유리 등 유해성이 적은 품목은 폐기물 규제에서 제외시키는 등 재활용 가능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열린 규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한 장관은 "환경규제가 빠르게 강화됐지만,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규제의 품질을 높여 기술혁신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