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외형은 커져도 이익은 기대 못미쳐…한화는 약진

자재가격 10~20% 상승…원가부담 늘어나며 회사별 희비 엇갈려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의 대형건설사들이 올 상반기 자재가격 급등으로 인해 원가부담이 커져 외형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미미한 상승에 그치거나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실적을 견인했던 주택사업에 타격을 입어 흔들린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한화건설이 사업군별로 전반적인 개선세를 보이며 영업이익이 30% 이상 증가했고, 삼성물산도 두 자릿수 이익증가율을 보이며 선방했다. GS건설은 건축주택 사업의 외형확장폭이 커 불리한 업황을 상쇄했으며 현대건설과 롯데건설도 소폭의 개선세를 보였다.

그 외 대형사들은 원가·비용부담으로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장 사고관련 비용을 반영해 적자가 적힌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건설 기준 상반기 철근가격은 톤당 104만 8000원으로 지난해 85만 7000원 대비 22.3% 뛰었으며 레미콘 10.4%, 시멘트 19.0% 등 전반적인 자재값 상승세가 건설업계를 덮치면서 이익이 그만큼 줄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에 국제적인 원료값 상승과 화물연대 파업, 고유가 등에 따른 물류비 부담 등이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건설·현대건설·DL이앤씨·포스코건설·GS건설·대우건설·현대ENG·롯데건설·SK에코플랜트·HDC현산·한화건설 등 대형건설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7996억원, 영업이익 1433억원, 당기순이익 1549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동기 대비 순이익은 7.5% 줄었으나 매출이 22.8%, 영업이익이 33.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0%로 전년도보다 0.7%p 뛰며 삼성물산과 더불어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 회사는 2분기에 급격한 약진을 보였는데 1조 1116억원의 외형을 시현하며 2019년 4분기 1조 1383억원 이후 약 3년 만에 1조원대 매출을 회복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1124억원으로 2018년 2분기 1194억원 이후 약 4년 만에 1000억원대 규모로 올라섰다.

상반기 매출원가율이 85.4%로 전년도보다 1.6%p 뛰었으나 판관비가 1202억원으로 같은 기간 7.8% 줄며 비용을 절감했다. 한화건설은 "대형 복합개발사업과 주거브랜드 '포레나'를 앞세운 주택사업, 대규모 플랜트사업 등이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각 사업군 중 국내 건축매출이 3배 늘어난 5700억원을 거둬들여 원가율이 6.8%p 높아졌음에도 83.6% 증가한 564억원의 매출총이익을 올렸고 개발사업도 18.7% 늘어난 1530억원의 이익을 시현했다. 국내 플랜트가 34.5%의 매출 감소와 함께 67.3% 줄어든 매출총이익 144억원에 그쳤으나 토목이 54.6% 늘어난 225억원의 이익을 거뒀고 해외 사업에서 12.4% 외형 축소에도 53.2% 증가한 156억원의 이익을 올려 전사 실적에 힘을 보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6조 3778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17.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096억원으로 24.6% 늘어났다. 영업이익률도 4.9%로 전년도보다 0.3%p 뛰었다.

지난해 3분기 석탄발전 프로젝트의 원가 상승으로 인한 1300억원 규모 일회성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3분기 연속 1300~1500억원대 이익 규모와 3조원대 외형을 이어가며 다시금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사에서 건설부문의 영업이익 비중도 지난 2020년 연간 실적의 62.0% 비중을 차지하다 작년 3분기 적자로 그 해 21.0% 비중까지 축소됐으나 올 상반기 28.2%로 차츰 영향력을 다시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GS·롯데·현대, 영업이익 소폭 증가 그쳐

GS건설은 업계에서 가장 큰 외형 성장폭으로 이익의 동반 개선을 이끌어냈다. 이 회사는 연결기준 매출액 5조 4238억원, 영업이익 3176억원, 당기순이익 3354억원의 상반기 성적표를 작성했다. 전년동기에 비교해 매출이 27.7%, 영업이익이 5.3%, 순이익이 52.3%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5.9%로 1.2%p 하락했다.

매출원가율이 상반기 88.2%로 작년보다 4.8%p 뛰어 외형 확장에도 불구하고 매출총이익이 8.9% 줄어든 6414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플랜트부문 구조조정 등에 따라 발생했던 1118억원 규모의 퇴직급여가 8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며 판관비가 19.6% 감소해 개선된 영업이익을 내비쳤다.

사업부문 가운데 건축·주택의 매출이 상반기 4조 1352억원으로 54.5% 늘며 전사의 76.2% 비중을 차지했고 영업이익도 12.2% 증가한 4985억원을 거둬들였다. 반면 슬림화가 진행된 플랜트의 영업손실폭이 472억원 커졌고 인프라도 64억원 적자가 불어났으며 신사업은 39.6% 이익이 줄었다.

롯데건설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 7630억원, 영업이익 2182억원, 당기순이익 1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 순이익이 12.2% 늘었다. 외형과 이익의 증가폭이 크지 않아 영업이익률은 7.9%로 지난해와 동률을 이뤘다.

건축부문의 상반기 매출이 4033억원으로 50.9% 줄고 토목과 플랜트도 각각 8.2%, 7.3%씩 감소했지만 해외 사업이 78.0%의 외형 성장을 일궜고 주택부문이 1조 7018억원으로 전년대비 36.6%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매출원가율은 85.3%로 전년도 85.9%보다 소폭 낮아져 매출총이익이 5.9% 증가한 406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판관비가 1878억원으로 11.2% 늘어 영업이익 증가폭이 미미했다.

현대건설도 소폭의 영업익 증대를 일궜는데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9조 7248억원, 영업이익 3469억원, 당기순이익 408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와 비교할 때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14.0%, 1.5%, 46.1%씩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6%로 이 기간 0.4%p 떨어졌다.

외형확장에도 매출원가율이 91.6%로 전년도 상반기보다 1.2%p 높아지며 8129억원의 매출총이익으로 0.6% 감소한 모습을 내비쳤다. 다만 개발비 201억원, 대손상각비 96억원, 퇴직급여 72억원 감소 등으로 판관비가 2.1% 줄어든 4660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의 소폭 상승으로 이어졌다.

사업군 중 토목부문이 전년도 420억원 매출총손실에서 764억원 흑자로 돌아서며 분전했으나 플랜트·전력의 이익이 33.0% 줄었다. 원가 영향이 컸던 건축·주택 부문의 경우 17.1%의 매출 증대에도 매출총이익은 16.1% 감소한 5889억원에 머물렀다.

포스코·SK·대우·DL·현대ENG 영업익 일제 후퇴…HDC현산, 사고비용 반영에 적자

포스코건설은 20% 이상의 외형 성장일 이뤘으나 원가·비용 상승에 발목 잡혔다. 상반기 실적이 연결기준 매출액 4조 6020억원, 영업이익 2438억원, 당기순이익 2185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이 24.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1.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4%p 떨어진 5.3%로 나타났다.

순이익은 작년보다 50.1% 증가했는데 파생상품관련이익과 외환차익 등이 100억~300억원 가량 늘어 금융이익이 흑자로 전환되고 대손충당금환입 등이 이뤄져 기타손익의 손실폭도 260억원 정도 줄어든 영향이다.

이 회사는 상반기 매출원가율이 90.5%로 작년보다 1.7%p 높아진 상황에서 광고선전비, 피해보상비 등이 확대된 반면 대손충당금환입액이 줄며 판관비가 1952억원으로 18.1% 증가돼 이익이 줄었다.

사업부문별로는 건축사업 영업이익이 1852억원, 플랜트사업이 271억원, 인프라사업이 8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6%, 1.4%, 22.8% 줄어들며 전반적인 이익감소를 내비쳤다.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의 변모를 꾀한 SK에코플랜트는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 989억원, 영업이익 989억원, 당기순이익 6817억원의 성적표를 내놨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2.3%, 순이익이 161.5%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16.8%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은 3.2%로 0.7%p 내려갔다.

매출원가율이 89.5%로 전년도보다 0.3%p 내려가 원가부담이 없었으나 판관비가 2261억원으로 18.2% 늘어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다. 다만 순이익은 올 초 K-솔루션스사업그룹 등을 물적분할해 SK에코엔지니어링을 승계하고 분할승계회사의 지분 50.001%를 매각하는 등 중단영업이익이 6320억원 발생해 증가하게 됐다.

각 사업군 중 플랜트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에코하이테크BU가 지난해 564억원 영업손실에서 220억원 흑자로 돌아섰으나 에너지사업이 121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환경사업 이익이 97.2%, 토목중심의 에코솔루션BU가 84.6%, 건축중심의 에코스페이스BU가 23.6% 각각 줄어 부침을 겪었다.

대우건설은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 6904억원, 영업이익 3077억원, 당기순이익 2220억원의 실적으로 집계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서 매출만 13.1%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7.0%, 22.6%씩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도보다 3.6%p 하락한 6.6%로 나타났다.

매출 증대에도 상반기 매출원가율이 88.4%로 작년보다 4.1%p 높아지는 원가부담에 매출총이익이 16.3% 감소한 상황에서 판관비도 3.5% 늘어났다.

사업부문 가운데 토목이 지난해 341억원 영업적자에서 524억원 흑자로 전환했고 플랜트부문도 347.6% 늘어난 385억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주택건축부문이 10.2% 늘어난 3조 1062억원의 매출에도 43.7% 줄어든 2112억원의 영업익 기록에 그쳤다.

DL이앤씨는 이번 상반기에 매출액 3조 3917억원, 영업이익 2604억원, 당기순이익 21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이 6.4%, 영업이익이 39.3%, 순이익이 24.6%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7.7%로 4.1%p 떨어졌다.

상반기 판관비가 2129억원으로 작년보다 1.5% 줄었으나 매출원가율이 86.0%로 3.8%p 높아진 부담이 이익감소를 불렀다. 주택부문의 매출원가율이 5.7%p 뛴 86.2%, 토목부문이 4.7%p 올라간 89.4%로 원가부담에 시달려 주택은 31.1% 줄어든 2581억원, 토목은 39.0% 감소한 483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외형만 확대되고 이익이 모두 뒷걸음질친 상반기 실적을 내놨는데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 1226억원, 영업이익 902억원, 당기순이익 1127억원으로 집계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57.1%, 순이익이 32.6%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2%로 지난해보다 3.7%p 하락했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매출원가율이 93.2%로 5.1%p 높아져 판관비가 11.8% 줄었음에도 이익이 절반 이상 감소한 모습이다. 이익 비중이 과반을 넘는 건축·주택의 매출총이익이 164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9.5% 줄어들었고 플랜트·인프라도 29.5% 감소한 848억원 이익에 그치며 부진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 초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고 관련 비용 반영에 적자가 적힌 상반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회사는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 6452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9.2%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이 275억원, 당기순손실이 84억원으로 이익지표가 모두 적자전환됐다.

1분기 사고 사업지에 대한 붕괴동 재시공, 붕괴동 포함 단지 재시공, 전체 단지 재시공 등 3가지 방안에 대한 손실액을 1755억원을 추정한 것에 이어 5월 전면 재시공 결정에 따라 추가손실 추정금액 1623억원을 즉각 반영함에 따라 적자 실적으로 연결됐다.

각 사업군 중 70% 내외의 매출비중을 차지해왔고 이번 상반기에도 56.8%의 비중으로 전사 실적을 견인하던 외주주택 사업의 영업이익이 577억원 손실로 지난해 2167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