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근 회장(석성세무법인)이 청량리를 찾은 까닭?

석성세무법인 직원·전현직 세무공무원들, 매분기 3째주 다일공동체서 봉사활동

조용근 전 대전국세청장, 국세청 홍보대사 역할 '톡톡'

◆‥배식 시간인 11시가 되자 봉사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배식을 하고 있다. 조용근 석성세무법인 회장(가운데)이 밥을, 양쪽의 직원들은 국을 배식하느라 정신이 없다.

17일 토요일 아침 9시, 최일도 목사로 유명한 다일공동체의 청량리 '밥퍼식당'에는 전현직 국세청 간부들이 둘러앉아 멸치를 다듬는 이색적인(?)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밥퍼식당에서 매일 실시하는 무료배식에 전현직 세무공무원들이 자원봉사로 참여한 것. 이날 자원봉사에 참여한 이

른바 '마테 모임'의 주축은 조용근 前 대전지방국세청장이다.

'마테 모임'은 조용근 前 청장이 회장으로 있는 석성세무법인의 직원들과 전현직 세무공무원들의 모임으로 지난해부터 매 분기 3째주 토요일마다 이곳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밥을 푸면서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정말 이렇게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 이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회장님은 밥푸고 과장님은 국푸고 사무관은 설거지

아침 9시부터 모인 봉사자들은 음식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배추와 양상추를 나르고 멸치를 다듬었다. "칼질 잘하시는 분 두분만 오세요" 식당측의 요청에 나이 지긋한 석성세무법인 간부들이 나섰다.

◆‥아침 일찍 나온 봉사자들이 식사준비에 여념이 없다. 붉은색 모자를 쓴 조용근 회장도 직원들과 함께 멸치를 다듬고 있다.

당근을 썰다가 다시 멸치 다듬기에 합류한 이 간부는 "평일엔 일하고 주말엔 밥푸라 그러고 쉬는 날이 없어요" 하며 장난기 어린 웃음으로 조 회장에게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삼삼오오 모인 봉사자들은 전현직 세무공무원인 만큼 같이 일하는 직원들을 심심풀이 입담거리로 삼기도 한다.

"○○ 과장은 등산맨이야" "결벽증도 심한 거 같아" 하며 농담도 오간다.

반찬 준비가 끝나고 11시부터는 배식을 위해 각자의 위치를 배정 받았다.

회장님은 밥을 푸고, 과장님은 국을 푸고, 사무관은 설거지... 각자의 위치에서 배식 시작!

"봉사활동은 곧 국세청 홍보입니다"

국세청 공보관 출신이기도 한 조 회장은 배식을 하기 전에 하는 인사말에서 "저희는 전현직 국세청 공무원입니다"라는 말을 빼먹지 않는다.

조 회장은 "매일 찾을 수는 없지만 금전적으로나 심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세청이나 국가기관에서도 앞으로는 이런 방향으로 활동을 많이 해야만 국민들과 보다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 회장은 아직도 국세청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봉사활동을 함께 하기를 권유한다고.

그 덕에 마테모임의 상당수는 현직 세무공무원이다.

이날 함께 멸치를 다듬은 강남세무서 이만수 조사1과장도 봉사활동을 함께 해온 마테모임 멤버다.

"회장님이 워낙 적극적으로 홍보하시기 때문에 국세청 직원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혀를 내두른다.

조 회장은 이곳의 식사가 A급이라고 자랑한다.

"어느 곳보다 청결하게 관리하고 고급재료를 사용하려 노력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정성을 들여 준비한 음식도 가끔씩 입맛에 맞지 않다며 큰소리 치는 사람이 생긴다는 조 회장은 "민간에서 봉사차원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그나마 먹는 사람들의 불만이 적은 것"이라며 "국가에서 직접 운영한다면 더 많은 잡음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민간 봉사활동이 더욱 많이 조성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가에서는 이러한 민간봉사활동이 늘어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만 전폭적으로 늘려주면 된다"는 것.

이것이 바로 가는 곳마다 국세청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는 조 회장의 봉사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