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과 세무대리 보수를 약정 했더라도 약정된 보수가 지나치게 많다면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세무대리 보수는 약정된 내용대로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세무사의 노력 정도나 업무처리 난이도, 의뢰인이 세무대리의 결과 얻게 된 구체적 이익에 비춰 약정된 보수가 부당하게 과다하다면 예외적으로 상당한 범위 내에서의 보수액만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세무대리업무에 대해 세무사가 의뢰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보수액의 범위를 정해준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대법원은 19일 조세불복사건을 의뢰한 A회사 직원들이 "세무사의 세무대리업무처리에 대한 보수가 지나치게 높다"며 낸 '세무대리보수금 채무부존재 확인소송'과 관련, 이같은 이유로 원심을 인정하고 세무사가 낸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판결문(2004다59393. 2006. 6. 15)에서 "세무사의 세무대리업무처리에 대한 보수에 관하여 의뢰인과의 사이에 약정이 있는 경우, 그 대리업무를 종료한 세무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정된 보수액을 전부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보수액 청구와 관련해선 대리업무 수임의 경위, 보수금의 액수, 세무대리업무의 내용 및 그 업무처리과정, 난이도, 노력의 정도, 의뢰인이 세무대리의 결과 얻게 된 구체적 이익과 세무사보수규정, 기타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
이와 관련 대법원은 "(제반 사정에 비춰)약정된 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보수액만을 청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A회사는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분할지급했으며, 이에 대해 국세청은 중간정산금에 대한 정산기준일 이후 분할지급일까지의 이자 상당액을 이자소득으로 보고 이자소득세와 주민세를 원천징수했다.
A회사 직원 약 2만5000명은 즉각 불복에 나섰고 원천징수된 이자소득세 등을 환급받기 위해 某세무사와 세무대리계약을 체결,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하면 환급세액의 25%를 보수로 지급키로 약속했던 것.
이에 대해 지방법원과 고등법원은 "세무사의 약정 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며 "(약정된 보수액의)75%로 보수액을 감액하라"고 판결했고, 대법원 역시 원심판단을 수긍하고 세무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