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인근엔 군함 추가 배치하고
우방국과 함께 합동훈련 늘리겠다 밝혀
유럽 강대국으로서 역할 다할 것 강조
◆…중국 천안문 광장에 걸린 중국 오성홍기와 독일 연방기 (사진 로이터)
3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은 중국의 제국주의적 팽창 욕구에 대한 경각심이 늘어난 가운데 우방국들과 함께 역내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은 20년만에 처음으로 남중국해 분쟁지역에 전함을 파견했다. 중국과 독일 사이의 교역 규모를 고려했을 때 독일의 이 같은 조처는 사전에 예견할 수 없는 것이었다.
여기에 더해 이번 달 호주에서 열린 합동 훈련에는 독일군 소속 군용기를 13대 보내기도 했다.
에버하르트 초른 독일연방군 장군총감(한국의 합참의장격)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독일군은 내년 호주에서 열리는 합동 훈련에도 참가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24년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독일군 소속 해군 함대를 추가 파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초른 총감은 "이러한 방식은 독일이 역내 군사력을 어떻게 공고하게 만들고 싶어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일찍이 독일은 제2차대전 당시 전범국으로 찍힌 낙인 때문에 우방국들과의 안보 정책에서도 소심한 모습을 유지해왔다. 국제 무대에서도 군사력 강화나 안보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무역과 경제에 신경 쓸 뿐이었다.
특히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 이후 독일은 2016년 중국과 최대교역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이 이처럼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게 된 데는 최근 몇년간 우방국들로부터 유럽 내 경제대국으로서 걸맞는 리더십을 보이라는 압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여파로 2020년 독일은 역내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차원에서 동맹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신(新) 인도태평양 전략을 선보였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군사력 부문에 상당한 재정 지출 증가를 약속했다.
여기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 정부가 대만 해협 인근에서 위협적인 군사 훈련에 나선 것이 독일의 국방력 강화에 기름을 끼얹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 해군의 군함이 대만 해협을 가로지르는 것처럼 독일 또한 대만 해협 사이로 전함을 배치할 거싱냐는 질문에 초른 총감은 정치적 수준에서 결정해야할 민감한 주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초른 총감은 "독일은 군사력 강화로 그 누구의 심기도 건드리고 싶지 않다"며 "하지만 동맹국들과의 강력한 연대 신호를 보낼 것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초른 총감은 "독일은 항해의 자유와 국제 규범의 수호를 지지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