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인플레이션 요인별 영향력 분석'
◆…한국경제연구원은 1일 내놓은 '인플레이션 요인별 영향력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고물가는 공급능력을 확충하고 임금·환율이 안정되어야 잡힌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키는 주요 변수가 '초과수요'라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경제의 총공급능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노동비용, 수입물가도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임금·환율의 안정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일 내놓은 '인플레이션 요인별 영향력 분석과 정책적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물가고점 임박…고물가는 지속될 듯
그동안 주된 인플레이션 파급 경로였던 '국제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생산자물가 상승→소비자물가상승'의 흐름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 4월 생산자‧소비자물가 간 이격률은 4.9%포인트에 달했으나, 불과 3개월만인 7월 중 2.9%포인트로 급격히 좁혀졌다.
한경연은 이격률이 줄어든 것에 대해 "그간의 수입물가 및 생산자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고 이는 향후 소비자물가의 추가 상승압력이 그만큼 완화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소비자물가는 9월 중 고점을 찍고 둔화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코로나 대응과정에서의 과잉유동성과 높은 임금인상, 인플레 기대심리, 글로벌 공급망 교란 요인 등이 여전하므로 당분간 5~6%대의 고물가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한경연의 진단이다.
물가 영향력, 초과수요>단위 노동비용>수입물가順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은 2005년 1분기부터 2022년 1분기 자료를 이용해 초과수요(GDP 갭)·단위 노동비용·수입물가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을 크기를 분석한 결과, 그 크기는 초과수요가 가장 컸다고 했다.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물가는 초과수요가 1% 늘어나면 0.1% 오른다. 단위 노동비용이 1% 증가하면 물가를 0.04%, 원화기준 수입물가가 1% 상승할 땐 물가를 0.02%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로만 놓고보면 초과수요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노동비용의 2.5배, 수입물가의 5배에 이른다.
장기적(전기 내생변수인 소비자물가를 통한 동태적 효과까지 감안)으론 소비자물가는 초과수요가 1% 늘어날 때 2.29% 상승하고, 단위 노동비용이 1% 증가땐 0.90%·원화기준 수입물가가 1% 상승땐 0.41% 오른다.
가장 중요한 대책으론 "경제의 총공급능력 확충"
초과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인 만큼, 규제 완화나 세금 부담 경감 등 경제활력을 높이는 조치를 통해 경제의 총공급능력을 확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대책이란 목소리다. 다만 공급능력 확충은 중장기적 과제로 볼 수 있다. 이에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진정을 통해 임금을 안정시키고, 무역수지 흑자 노력 등 환율 안정으로 수입물가를 안정시켜 나갈 필요가 있단 지적이 나온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한국경제는 주요 국제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위협에 상시적으로 노출된 국가"라며 "경제 펀더멘털과 성장잠재력을 강화하는 것이 물가압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므로 규제개혁, 감세, 노동유연성 제고 등 기업 활력제고에 진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