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저출산 속도 가장 빨라
2070년 총인구 3800만명 불과
◆…오는 2070년 세계 인구가 103억명으로 늘어나는 반면 한국 인구는 3800만명으로 대폭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이 기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46%까지 치솟는다. 사진은 서울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무료급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사진 연합뉴스)
앞으로 약 50년이 지나면 한국이 초고령국가의 대명사로 불릴 가능성이 높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 때문에 유소년과 생산연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데, 기대수명 증가로 고령층은 급증하면서 2070년 한국의 노인 비중이 세계 최고가 된다는 암울한 관측이 나왔다. 이 기간 세계 인구는 느는 반면, 한국 인구는 3800만명(2022년 5200만명)으로 뚝 떨어진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장래인구특별추계를 반영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2070년 한국의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46.4%까지 치솟는다. 고령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한국은 2022년 현재 이 비율이 17.5%다. 초고령사회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나라인 일본(2070년, 고령화 비율 38.7%)을 앞지른다.
◆…(2022년 기준 인구규모가 큰 국가 순서, 자료 통계청)
한국의 인구는 올해 5200만명에서 2070년 3800만명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인구가 79억7000만명에서 103억명으로 증가하는 것과 대비된다. 통계청은 "한국 인구가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2년 0.6%에서 2070년 0.4%로 감소한다"고 했다.
반대로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줄어들 모양새다. 생산연령인구는 현재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1.0%이지만, 2070년엔 46.1%로 24.9%포인트 주저앉는다. 유소년인구(0~14세)는 현재 11.5%에서 2070년 7.5%로 4% 포인트 줄어든다. 이 기간 세계 인구 중 생산연령·유소년 인구는 각각 3.6%·6.7%포인트 하락한다.
이에 따라 청장년층의 고령층 부양 부담은 확 늘어난다. 2022년 현재 노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고령인구 수)는 24.6명 수준이지만 2070년 100.6명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노년부양비다. 일본은 2022년 51.2명에서 2070년 76.7명으로 늘어난다.
◆…(236개 국가(교황청 제외)를 대상으로 작성, 자료 통계청)
고령화에 따라 중위연령(전체 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중앙에 있는 연령)도 훌쩍 올라간다. 올해 한국의 중위연령은 45.0세이지만, 2070년엔 62.2세로 크게 뛴다. 유럽(48.9세)보다 13.3세 높아진다. 세계 인구의 중위연령은 올해 30.2세에서 2070년 38.8세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은 "2022년에는 유럽(41.9세) 이외 대륙의 중위연령은 40세 미만이었으나, 2070년에는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대륙의 중위연령이 40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북한의 중위연령은 올해 35.9세에서 2070년 45.1세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2070년이 되면 남북의 중위연령이 열일곱 살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2021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81명으로 세계 합계출산율(2.32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70년까진 세계 국가 중 89위 수준이었으나, 2000년 32위 수준까지 내려갔다. 작년 기준으론 홍콩(0.81명)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의 기대수명은 83.5세로 세계의 기대수명(72.0세)을 웃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