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초강세에, 美소비자의 '구매력' 역대 최고

미국 달러의 초강세로 미국 소비자의 상대적 구매력이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무역 상대국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달러 실질실효환율을 집계하는데, 7월 미국 달러 실질실효환율이 2002년 이후 최고치를 달성하며 미국 내 물가상승을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 달러지수도 올해 들어 거의 13% 상승해 거의 20년 만에 유로화와 같은 가치를 이뤘으며, 영국 파운드화 대비 가치도 198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엔화의 경우 1998년 8월 이후 달러당 140.42엔에 달하는 등 미국 달러 가치가 크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체 자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은 천연가스였고 그 뒤를 미국 달러가 뒤쫓았다.

경제분석가들은 미 달러의 장기 약세를 전망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 연방제도이사회(연준)가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해 올릴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높은 기준 금리 영향으로 미국으로 달러가 흘러가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

다만 달러 강세가 미국에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수입 물가가 낮아지는 측면이 있으나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트리게 된다. 아울러 미국산 물건을 많이 수입하는 국가의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스티브 잉글랜더 스탠다드차타드 외환전문가는 "다른 국가는 수입가격 상승과 유동성 부족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다른 국가가 입을 손해가 미국이 얻을 이익에 비해 큼에도 이에 대응할 방법이 딱히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