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재해·경기 침체 등 예외시 준칙 면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수지 적자를 3% 이하로 관리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이달 중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국회 심의를 거쳐 올해 안에 법제화를 추진한다는 게 목표다.
정부는 13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재정준칙 도입방안을 논의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가채무가 올해 1000조원을 초과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50%를 넘길 전망이다. 엄격한 재정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추 부총리도 "이제부터라도 재정 씀씀이에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고 건전재정 기조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했다.
새 재정준칙 관리지표는 통합수지가 아닌 관리수지를 사용하기로 했다. 관리수지는 통합수지에서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한 지표다. 사회보장성기금수지 흑자가 발생하는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관리수지 통제가 채무관리에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관리수지 한도는 GDP 대비 적자 3% 이내로 설정했다. 현재 5% 수준인 관리수지 적자를 코로나19 이전으로 개선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한도가 국정과제 소요를 담으면서도 지출효율화와 세입확충 등 재정건전화 노력을 통해 달성 가능한 적자 규모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국가채무 기준을 60%로 설정하고, 초과할 경우 관리수지 적자 한도를 2%로 낮추기로 했다. 현 정부 임기 중 채무비율은 50% 중반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으로, 채무비율이 60%를 넘길 시 재정준칙에 따라 수지 한도가 낮아지면서 채무 증가 속도를 완화시키고, 채무비율 안정화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전성을 강화하면서도 재정의 역할을 담보하기 위한 재정준칙 예외사유도 마련했다.
전쟁·대규모 재해, 경기침체와 대량실업 등 대내·외 여건의 중대 변화가 있다면 준칙 적용을 면제한다. 예외사유가 소멸하면 이후 편성하는 본예산안부터 준칙을 다시 즉시 적용할 방침이다. 또 재정환경 변화를 고려해 5년마다 한도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가재정법에서는 세계잉여금에서 지방교부세·금 정산액과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금을 뺀 금액의 30% 이상을 국가채무 상환에 사용하도록 해왔는데, 앞으로는 이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여 국가채무 축소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재정준칙 구속력을 확보하고, 국회 심사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률인 국가재정법에 재정준칙 관리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법 통과 후 처음 편성하는 2024년 예산안부터 즉시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추 부총리는 "지속적으로 재정준칙이 준수되어 안정적인 재정총량관리가 되기 위해서는 재정준칙 법제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올해 정기국회 내에서 조속히 입법화가 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