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Korea Discount 해소를 위한 정책 세미나' 마지막 세션에서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주제 발표 이후 전문가들의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사진=조세일보
전문가들은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의 주식 가치 괴리를 불러일으키는 지배구조(governance) 문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배당기준일 이후 배당금을 결정하는 배당 지급방식과 함께, 국제정합성에 맞지 않는 규제도 주요인으로 거론됐다.
지난 15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Korea Discount 해소를 위한 정책 세미나' 마지막 세션에서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주제 발표 이후 전문가들의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은 신인석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가 사회를 맡고, 김순석 전남대학교 교수, 김영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천웅 이스트스프링 대표를 비롯한 전문가 6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거버넌스 문제를 근본 원인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박천웅 이스트스프링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소 가운데 영업 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나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중요한 것이 기업 거버넌스 문제"라며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의 이해상충이 상장 주식 가격의 디스카운트를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김순석 전남대 교수는 "주주들의 지분 희석화 문제와, 대주주 지분을 늘리기 위한 여러 행위들이 디스카운트의 핵심 요인"이라며 "연성규범을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규제를 정교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배당기준일이 배당 결정보다 앞서 있어 배당 성향을 유추해야 하는 독특한 배당 지급관행도 디스카운트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상무는 "외국은 배당 정보를 확정해 공개하고 누가 배당받을 것인지에 대한 기준일을 사후에 정하는 구조인데, 한국의 배당 절차는 뒤바뀌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플의 경우 7월에 확정 공시를 하면 8월 초에 배당 기준일이 있고 8월 중순에 배당금을 지급하는 데 반해, 대한민국은 배당에 대한 정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당 기준일에 주주가 되기 위해 미리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정합성에 맞지 않는 규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박사는 외국인 투자 등록 제도에 대해 "특별히 불법적인 요소가 없다면 익명성을 보장하는 방안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센터장은 "디스카운트 해소 주체는 결국 투자자이며, 해외 투자자 중에는 배당주 펀드 매니저를 비롯해 행동주의 펀드, 성장주 투자 펀드, 섹터 펀드 등 다양한 성격의 투자자들이 있기에 국제적 정합성을 파악한 니즈들을 해소해 고객 입장에서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검토한 후 연말까지 후속 세미나를 열어 학계·연구원·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한편,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 이행과 규제 개혁 노력을 병행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