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혜택 받은 민간의료는 과도한 수익챙겨
공공의료기관 의료진 집단 사직에 존폐 고민
코로나19 환자들때문에 지역사회 취약계층 이용 못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119 구급대원들이 코로나19 중증환자를 음압병동으로 이송하고 있다.2022.8.21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전담해온 공공의료기관들의 기능 회복과 정상화를 위해 국가적 차원으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1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보건복지 월간 전문지 '보건복지 포럼'에 실린 '코로나19가 보여 준 공공보건의료의 현실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공공의료기관이 인력과 재정 면에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감염병 전담 병원 38곳의 입원 환자수는 2019년 대비 2020년 21% 줄었고, 외래 환자 수는 2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입원 수익과 외래수익은 각각 30%와 20% 줄었다. 주 원장은 2020년 한 해만 반영한 수치로 2021년과 2022년으로 늘리면 피해는 더 커진다고 주장했다.
주 원장은 이와 관련해 "향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소요 기간은 최소 3.9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팬데믹 기간동안 중환자 진료 능력(인력, 시설, 장비 등)을 보유하지 못한 대부분의 공공의료기관은 단순 격리시설로 제공된 채 소진됐다"며 "공공의료기관의 의료진 역시 최근 2~3년 동안 전문적인 임상 영역을 넘나들며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내몰리다가 지쳐 집단적으로 사직하고 있다"고 현재 위기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공공의료기관을 주로 이용해 온 노인,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은 단순 격리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밀려 2년 이상의 기간동안 혼자 아픔을 감당하거나 쓸쓸히 죽어 갔다"며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껍데기만 남아 존폐를 고민해야 하는 지경까지 내몰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공공의료기관 기능 회복과 방향성 정립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2.4.8 사진:연합뉴스
주 원장은 민간의료기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오랜 기간 국가의 제도적인 혜택을 통해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병상 자원만을 내놓은 채 과도한 수익을 챙겨왔다"고 비판했다.
주 원장은 "한국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5.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이고 전체 병상 수 중 공공의료기관의 병상 수 비율도 9.7%로 최하위"라며 “현재 공공의료기관들은 진료체계를 갖출 수 있는 국가적·국민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공공의료의 정상화에 대한 지원과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미래에 갑자기 닥쳐올 또 다른 위기 상황에서 더 이상 국가가 최소한의 수준으로도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