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감지 유전자 ZBP1 유전자로 인해 문제 발생
사이토카인 과도하게 생성해 염증 유발후 사망
연구진 "ZBP1 발현 조절 통한 치료 기대"
◆…사진:유니스트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는 결정적 유전자가 발견됐다.
이상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선천 면역 센서로 알려진 ZBP1 유전자가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세인트 쥬드 아동 연구병원(St.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 연구진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대식세포의 유전자를 없애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ZBP1 유전자를 발견했다. 대식세포는 외부 독성물질을 잡아먹는 면역세포다. 유전자 가위로 대식세포의 ZBP1 유전자를 제거했더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죽지 않았지만 ZBP1 유전자가 그대로인 대식세포는 사이토카인 폭풍(과잉 염증반응)으로 사멸했다.
◆…자료:유니스트 제공
ZBP1 유전자는 세포 속에 바이러스 감염을 인지하면 면역 단백질인 사이토카인을 만들라는 신호를 준다. 그런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ZBP1 유전자가 사이토카인을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내 결국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염증이 생겨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동물 실험을 통해 인터페론과 ZBP1 유전자의 관련성을 입증했다. ZBP1 유전자가 있는 상태에서 인터페론을 주입한 소동물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ZBP1 유전자를 제거한 동물은 그대로 놔두거나 인터페론을 주입한 경우 일부만 죽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로부터 만들어진 면역물질인 ‘인터페론(Interferon)’이 ZBP1 유전자를 더 강력하게 발현시켜 염증성 세포 사멸과 사이토카인 폭풍을 일으킨다는 점을 알아냈다.
이 교수는 “면역세포는 병원체와 싸우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잘못하면 스스로 공격하는 ‘양날의 검’이라 균형이 중요하다”며 “ZBP1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면 면역세포의 활성화 균형을 맞춰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약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이뮤놀로지(Science Immunology)’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