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으로 우량주식 매매, 금액 단위 포트폴리오 장점
황제주 전무...증시 불황에 투자심리 위축
◆…NH투자증권 제공
오늘(26일)부터 국내주식을 1주 미만 소수점 단위로 쪼개 사고파는 서비스가 개시됐다. 막판 변수였던 과세 이슈가 해결되면서 우여곡절 끝에 예정대로 이달 시행하게 됐다. 다만 ‘황제주’가 없는 국내증시에 소수점 단위 주식이 굳이 필요한가 하는 실효성 논란은 여전하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는 이날 ‘국내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출시했다.
NH투자증권에서는 최소 100원부터 100원 단위로 투자할 수 있다. 24시간 예약주문이 가능하며 장바구니에 30개까지 원하는 종목을 담아둘 수 있다. 거래 가능 종목은 760여개로 추후 확대 예정이다.
KB증권은 350여개 종목에 대해 최소 1000원부터 투자 가능하다. 영업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4시까지 총 5번 주문이 체결된다. 휴일에도 주문 가능하며 체결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소수점 주식을 정기적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고객을 위해 정기구매 서비스도 시행한다. 구매기간, 구매주기, 금액을 정하면 정기적으로 주문한 금액만큼 주문이 이뤄진다.
키움증권은 1000원 단위로 매수하고 0.001주 단위로 매도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1000원 단위로 금액과 기간을 설정하면 주기적으로 자동 구매해 주는 ‘적립식 자동투자’ 서비스도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오프라인 주문에 한해 이날부터 이용 가능하며 MTS를 통한 온라인 주문은 다음달 4일 오픈할 예정이다. 투자자의 주문을 10분 단위로 거래소에 전송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5개사를 시작으로 총 24개 증권사가 순차적으로 국내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출시한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다음달 4일부터 합류한다.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상상인증권,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 등은 연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국내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 구조. 금융위원회 제공
국내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는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뒤 예정대로 1년 만에 개시됐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과세 이슈도 불거졌으나 기획재정부가 지난 15일 “배당소득세나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일단락됐다.
한국예탁결제원은 투자자의 주식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고 증권사의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으로 증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액으로 우량주식을 매매할 수 있고, 주 단위가 아닌 금액 단위 투자가 가능해져 위험관리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증시에 1주당 100만원 이상인 황제주가 없어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9월 13일 금융위가 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할 때만 해도 LG생활건강(137만8000원)과 태광산업(120만1000원)이 황제주였다.
그러나 이날(26일) 종가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75만8000원), 태광산업(74만원), 영풍(71만9000원), LG생활건강(64만3000원) 등 고액 주식 모두 100만원을 밑돌았다.
증시 불황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걸림돌이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2220.94로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닥도 2년 3개월 만에 7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공정거래법상 출자제한 규정으로 인해 일부 증권사에서는 계열사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거래할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삼성증권에서 삼성전자, 카카오페이증권에서 카카오 주식을 쪼개서 살 수 없는 식이다.
윤관식 예탁결제원 전자등록업무부장은 “소수점거래와 관련해 부정적인 내용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직접적 효과보다도 투자자 저변 확대, 투자금 유입과 같은 간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제도가 정착된다면 투자수단으로 발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